트럼프 지지자 총기 위협에 민주당 유세 취소하기도
투표의 뜨거운 열기만큼 미국 내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가 하면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등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선거 이후 내전 사태에 준하는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50개주 사전투표 집계 사이트인 미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1일 오전(현지시간) 전국의 사전투표자는 9203만여명이었다. 2016년 투표자 1억 3753만명의 66.9%에 달하며, 2016년 전체 사전투표자(5720만명)보다 61% 많다.
각주 선거사무소로 아직 도착 안 한 우편투표 수가 약 3230만표인 걸 고려할 때 올해 사전투표자는 최대 1억 2000만명에 이를 수 있다.
주에 따라 우편투표를 선거일로부터 최대 20일 뒤까지 받는 상황을 감안하면 2016년 대선처럼 선거 이튿날 새벽에 당선자를 확정하기 힘든 상황이다.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마지막 주말인 31일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유세에서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는 매우 크기 때문에 (그날까지) 결정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우리는 (대선 결과를) 알지 못할 것이다.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합주 상당수에서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고 있는 만큼 뒤늦게 도착한 우편투표로 승패가 뒤바뀔 경우 선거 불복,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혼란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31일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내전 수준의 소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개표 결과가 확실한 승자 없이 며칠씩 질질 끌며 계속될 경우 소요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는 더 커진다"고 보도했다.
이어 총기 판매량이 급증했고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포럼에선 '내전'에 대한 대화가 급증했다고 WP는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는 이달 초 미 유권자의 약 56%가 대선 이후 폭력 사태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과열된 분위기 속에 불안 징후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주에서는 지난달 30일 총기로 무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민주당 유세 버스를 포위한 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고속도로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가 모는 차량이 민주당원이 탄 차량을 옆으로 밀어내기 위해 일부러 부딪히는 장면도 포작됐다.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은 오스틴의 인근 도시에서 열기로 한 유세를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텍사스를 사랑한다!(I LOVE TEXAS!)"라고 적어 폭력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지난달 31일 대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탄을 쏘고 여러 명을 연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보다 앞선 25일엔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트럼프 지지파가 반(反)트럼프 시위대를 습격하면서 양측이 난투극을 벌어지기도 했다.
연방과 지방 정부는 대선 직후 폭력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래리 크라스너 지방검사장은 투표를 방해하려는 시도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태스크포스(TF)를 확대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가 폭력 사태 발생 시 통행금지령을 논의했다.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스 경찰은 야간 폭력 시위에 대비해 상가에 가림막 설치를 권고했고, 시카고시는 선거 관련 폭력과 위협에 대한 대응훈련을 했다.
선거 이후 폭력 사태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웨스트버지니아주와 콜로라도주 등지에는 대규모 폭동 사태에 대비한 사설 대피소가 등장하기도 했다. 은퇴한 공군 출신 민간인이 만든 이 대피소에 수십 명이 1000달러의 비용을 내고 사용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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