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준 감독과 '찰떡궁합'…평균 득점 20점으로 전체 4위
이대성(왼쪽)과 강을준 감독. |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평소 팀 분위기가 이러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있었는데 지금이 딱 그런 것 같아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의 가드 이대성(30·190㎝)이 새로운 소속팀의 분위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대성은 19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경기에서 30분 50초를 뛰며 25점에 3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85-77 승리의 주역이 됐다.
3점슛 6개를 던져 5개를 성공했고, 들어가지 않은 1개도 그물 안으로 반쯤 들어갔다 나온 슛이었다.
2019-2020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이대성은 시즌 초반 기세가 어마어마하다.
20.2점에 5.8어시스트, 4.6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에서 뛰며 기록한 11.7점에 2.9어시스트, 2.6리바운드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스틸도 2.2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고, 특히 20.2점의 득점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서도 전체 4위다.
이대성(왼쪽)과 강을준 감독. |
사실 이대성이 FA 시장에서 오리온 행을 선택했을 때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코트 안팎에서 톡톡 튀는 스타일인 이대성과 2008년부터 2011년까지 LG 사령탑을 지내고 9년 만에 프로 무대에 복귀한 강을준 감독의 '궁합'이 어떨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강을준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고 있을 때 "우리에게는 영웅이 필요 없다. 팀이 승리할 때 영웅이 나타난다"는 '어록'으로 화제가 된 지도자다.
쉽게 말해 "영웅이 필요 없다"는 강 감독과 '개성 만점'의 이대성이 만나 어떤 효과를 나타낼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시즌 초반까지는 '대성공'이다.
이대성은 19일 경기를 마친 뒤 "감독님이 너무 웃기셔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다"며 "평소 팀 분위기가 이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바로 그런 분위기"라고 밝게 웃었다.
그는 "편하게 해주시고,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거기에 3연승 결과까지 잘 나와 더 좋다"고 말했다.
돌진하는 이대성 |
강을준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대성에게 부담감을 내려놓으라는 취지로 "갑옷을 벗어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지난주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이제 갑옷을 다 벗은 것 같은데 아직 비늘이 몇 장 남은 것 같다"고 조금 더 분발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자 이대성은 "저도 '진짜 비늘이 있나' 하고 등을 만져보게 될 정도"라며 "감독님도 그렇고 동료 선수들도 제가 새 팀이나 포인트 가드 자리에 잘 적응하도록 많이 도와줘서 큰 힘이 된다"고 화답했다.
강 감독은 "(이)대성이는 이기려는 열망이 강하고 위기 때 강심장을 지닌 선수"라며 "그래도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면 잠깐 나와서 '냉수 한 모금 먹고 들어가라'고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워낙 열정이 강해 (벤치로) 안 나오려고 하지만 그래도 나와서 30초, 1분이라도 쉬면서 체력 안배를 하는 것이 좋다"며 "'나는 너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서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몇몇 팬들은 '오리온은 경기보다 강을준 감독과 이대성의 타임아웃 때 모습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코트 위에서 펼치는 그들의 농구가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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