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기에서 권력형 게이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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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를 거치면서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정국을 뒤흔들 뇌관으로 떠올랐다. 당초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금융사기 사건 정도였다면 이제는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과 청와대 연루 의혹까지 파장이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가 예정돼 있다. 지난 13, 14일에 이어 종합감사 역시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추궁과 질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에는 증인으로 옵티머스 사태의 핵심 인사로 지목되는 이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라임·옵티머스' 다른 듯 닮은 금융사기
라임자산운용이 일부 펀드에 대해 환매 중단을 처음 선언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환매중단 규모만 무려 1조6000억원이 넘는다. 제2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인가 했지만 라임사태는 불완전판매는 물론 자산의 98%가 부실해진 이후에도 투자자를 속여 펀드를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옵티머스 사태 역시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시작됐지만 들여다보니 라임사태보다 더했다.
라임이 그래도 투자를 하다가 손실을 입었고, 그 손실을 감추려던 것이었다면 옵티머스는 처음부터 사기였다. 자금을 모으며 내세웠던 공공기관 매출채권에는 아예 투자한 적이 없었으며, 사모사채 발행사를 경유해 부동산 등에 투자하거나 펀드간 돌려막기에 투자자들의 자금을 사용했다.
금융당국 역시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일차적으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부실감독과 안이한 대응이지만 옵티머스형 사기가 가능했던 것은 사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정책이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국감 질의를 통해 "금감원이 실태점검에 나선 이후에도 올해 2~5월에만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를 2300억원 규모로 팔았다"며 "실태점검 중에도 이렇게 팔린 것에 대해서는 금감원도 책임져야 한다"고 질타한 바 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국감에 참석해 "최근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발생한 라임, 옵티머스 등에 대한 관련 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확인된 불법행위 등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모펀드 감독부실 책임과 맞물려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한 논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 금융감독의 가장 큰 문제는 감독과 집행이 분리돼 현장에서 적시 반영 못해 신속성이 떨어진다"며 "판매 중단 주요 사모펀드 현황과 금융당국의 대처를 시간대별로 확인해보면 금융위와 금감원의 엇박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금감원이 옵티머스 펀드 위험성을 인지했을 때 금융위는 라임펀드 대책을 마련 중이었다. 그러는 동안 옵티머스 피해가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산업정책 부문을 기획재정부로 이관하고 금감원과 금융감독 기능을 통폐합해야 한다는 지적에 "기재부, 금감원과도 관련이 있어 전체적인 정부 조직개편과 연계해서 한다"며 "정부 조직개편과 함께 큰 틀에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답변하는데 그쳤다.
◆금융권 넘어 권력형 게이트로
라임·옵티머스 사태의 2라운드 무대는 금융권이 아닌 정치권이다. 규모도 크지 않은 사모펀드 운용사가 대규모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 자체가 금융당국은 물론 정·관계 로비가 있지않고서야 가능했겠냐는 얘기다. 로비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라임 사태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입장문'이라는 폭로성 발언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김 전 회장은 라임의 실질적 전주(錢主)로 정관계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었다.
김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 등에게 라임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수 억원을 지급했다"며 "실제로 우리은행 행장과 부행장 등에 로비했고 검찰에 이야기했으나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일단 검사장 출신으로 꼽히는 유력 정치인은 물론 우리은행도 적극 부인하는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행장, 부행장에 대한 로비 주장에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이와 관련해 법적조치를 검토할 예정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라고 반박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오는 23일 국감 증인으로 서는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의 발언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키맨으로 꼽히는 이모 전 행정관은 옵티머스 사내 이사이자 변호사인 윤석호의 배우자인 동시에 옵티머스의 2대 주주다.
옵티머스 사태에 여권 인사 및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연루돼 있다는 내용이 담긴 소위 '펀드 하자 치유' 문건 등이 시중에 돌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윤 금감원장은 해당 문건에 대해 "조작된 문건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진실성이 낮다고 느꼈다"고 답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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