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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가 확인한 숙제, ‘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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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장충 최원영 기자] 우리카드가 숙제를 확인했다. 세터다.

우리카드는 비시즌 세터 포지션을 새 단장했다. 삼성화재와의 4대3 트레이드를 통해 노재욱과 김광국을 보내고 이호건을 영입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에 인하대 세터 홍기선, 2라운드에 중부대 세터 김광일을 뽑았다. 기존 자원인 하승우에게 주전 세터를 맡기고 무게를 뒀다. 이호건이 뒤를 받치도록 했다.

첫 경기부터 삐걱거렸다. 우리카드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세트스코어 2-3(20-25 21-25 25-23 25-23 7-15)으로 석패했다.

라이트로 변신한 나경복과 레프트 외인 알렉스가 분전했다. 알렉스는 블로킹 3개, 서브 3개, 후위공격 4개로 시즌 첫 경기부터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블로킹·서브·후위공격 각각 3개 이상)을 달성했다. 총 24득점(공격성공률 37.5%)을 올렸다. 나경복도 팀 내 최다인 28득점(공격성공률 42.11%)을 터트렸다.

패인은 단조로운 공격 루트였다. 대부분이 쌍포에 치우쳤다. 근본적인 원인은 세터에 있다. 이날 우리카드는 세터 하승우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경기 중후반부터는 이호건이 팀을 이끌었다. 이들은 계속해서 양 날개만 바라봤다. 정확도가 중요한 상황에서 세트가 흔들렸다.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니 엇박자가 났다.

이날 나경복은 공격점유율 43.85%, 알렉스는 36.92%를 기록했다. 삼각편대 중 한 명인 레프트 류윤식의 공격점유율은 7.69%에 그쳤다. 대개 세터들은 리시브가 흔들리거나 승부처에서 주포에게 공을 올린다. 가장 확률이 높은 곳이기 때문. 이날 우리카드의 리시브는 준수했다. 47.31%다. 대한항공의 51.16%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럼에도 두 명에게만 공이 집중되니 역효과가 났다. 상대는 손쉽게 플레이를 예측해 블로킹 벽을 세우고 수비 대형을 갖췄다. 우리카드는 팀 블로킹에서 11개-25개로 완패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신 감독은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하승우는 컨트롤 자체가 잘 안 됐다. 속공에 자신감이 없었다”며 “이호건도 속공, 라이트 세트가 아쉽다. 둘 다 기술적인 면을 떠나 심리적으로 무너진 것 같다. 대화해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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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ng@sportsworldi.com 사진=KOVO / 위: 하승우, 아래: 이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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