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2년차인데 주전세터 발돋움
지난해 드래프트서 1순위로 입단
컵대회 우승 등 다크호스로 평가
김명관은 새 시즌 프로배구 다크호스로 손꼽히는 한국전력의 키맨이다. 김상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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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만큼 기량도 쑥쑥 자란다. 현역 최장신 세터 김명관(23·1m95㎝)이 오는 17일 개막하는 2020~21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한국전력 돌풍을 자신했다.
한국전력은 8월에 열린 V리그 전초전 격인 컵대회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승했다. 눈에 띈 건 무시무시한 높이였다. 리베로(수비전문 선수)를 뺀 주전의 평균 키가 1m98.7㎝다. 러셀(2m5㎝)과 안요한(2m)이 2m대고, 나머지 4명(박철우·조근호·이시몬·김명관)도 1m95㎝가 넘는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지난 시즌 블로킹이 세트당 2개였다. 컵대회에서는 매 경기 10개 이상 잡아냈다”고 자랑했다. 장 감독의 고공 배구 구상을 완성한 건 김명관이다. 김명관은 권영민(1m90㎝), 황동일(1m94㎝), 송병일(1m96㎝) 이후 모처럼 나타난 장신 세터다. 장 감독은 “우리 팀뿐 아니라, 한국 배구의 국제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명관이가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명관은 초등학교 3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날개 공격수로 시작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세터로 포지션을 바꿨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김명관은 “키가 자라지 않아 중학교 때 ‘배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1m73㎝였다”고 소개했다.
고민이었던 키는 고등학교 1학년 겨울부터 주체할 수 없이 자랐다. 1년 새 15㎝나 커 1m90㎝대가 됐다. 김명관은 “성장통은 겪지 않았지만, 몸의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 전력 질주하고 다리가 후들거렸다”며 웃었다. 대학(경기대) 시절 그는 큰 키를 활용한 블로킹으로 이름을 날렸다.
김명관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전에 입단했다. 지난 시즌 한전 주전 세터는 이호건(우리카드)이었다. 백업 세터 김명관은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나갔다. 공격수들과 호흡 맞출 시간이 짧아 아쉬운 장면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그도 “지난해 너무 급히 출발했다. 아주 아쉬웠다”고 말했다.
장병철 감독은 전 시즌 주전 세터였던 이호건을 따나보내고 김명관을 주전으로 올렸다. 권영민 코치에게 김명관 지도를 전담시켰다. 장신 세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큰 키에도 기본기가 탄탄했던 권 코치는 기본기가 부족한 김명관을 호되게 가르쳤다.
권영민 코치의 가르침은 김명관을 통해 컵대회 우승이라는 결실을 만들었다. 김명관은 라이징스타상까지 받았다. 그는 “대회 기간 매일 부모님과 통화했다. 조별리그 때는 많이 걱정하셨는데, 우승하자 목소리가 밝아지셨다. 흐뭇했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권 코치는 “아직 부족하다. 이제 ‘그냥 세터’ 정도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명관이 좋아하는 선수는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다. 배짱 있게 빠르고 정확한 토스를 자랑한다. 가장 본받고 싶은 부분이다. 김명관은 “세터 출신인 권영민, 강민웅 코치님한테 많이 배우고 있다. 남보다 늦게 세터를 시작해 부족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컵대회 우승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을 V리그 우승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다만 대부분 리그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라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코트의 사령관인 김명관이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느냐가 관건이다. 그는 “올해는 내가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격수 형들을 믿고 자신 있게 하겠다. 꼭 봄 배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왕=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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