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백형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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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서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투자를 무서운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밤잠 못 이루고 새벽에 스마트폰으로 해외 주식 호가창을 들여다 보는 개미가 늘었다는 것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기준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보유잔액은 24조60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대비 2배 이상(107%) 급증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언택트’ 열풍이 불면서, 이 같은 흐름을 주도하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MAGAT(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테슬라) 등에 집중 투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올해 1~7월 월별 순매수 종목 상위 5개를 분석한 결과, 83%가 미국 나스닥 개별 종목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주로 나스닥 대형 기술주 위주의 개별종목 투자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예컨대 올해 1분기 순매수 상위 1~3위는 애플, 테슬라, 알파벳(구글 모회사)이었다. 2분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위, 테슬라가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비(非)기술주인 해즈브로였다.
개미들의 해외 주식 투자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국내 주식을 사들인 금액에 근접하는 수준이 됐다. 올해 7월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주식을 3조6000억원 사들였다. 이는 국내 주식을 산 규모(3조8000억원)에 거의 육박하는 것이다. 한때 ‘저평가된 국내 주식을 사들인다’는 취지에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동학 개미’라는 별칭이 붙었지만, 이런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왜 이렇게 해외 투자가 늘었을까. 금융 당국은 세 가지 원인을 꼽았다. ①유동성 증가 ②온라인 매매 활성화 ③증권사 마케팅 등이다.
이 같은 추세에 대해 금융 당국은 우려를 표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대출을 통한 투자와 해외 투자 증가에 대해서는 무리한 대출이나 충분한 정보가 전제되지 않은 투자가 갖는 리스크를 유념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최근 달러화 환율 급락(원화 가치 상승)이 나타나면서, 환(換) 리스크 노출 등의 유의 사항을 충분히 안내할 필요성도 거론했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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