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MG새마을금고컵 남자부 우승
박철우·러셀 가세로 ‘높이’ 높아져
장병철 감독 소통의 리더십도 화제
29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서 한국전력의 장병철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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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환골탈태 수준이다.
2년 연속 남자 프로배구 정규리그 꼴찌팀 한국전력 빅스톰이 29일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전통의 강호 대한항공을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세트 스코어 3-2(25-18, 19-25, 25-20, 23-25, 20-18) 초접전이었다.
지난해 컵대회서 3연패하며 예선 탈락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만에 팀 전력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변화의 선두에 백전노장 공격수 박철우(35·라이트)와 소통의 리더십을 앞세운 장병철(44) 감독이 있다.
우선 ‘박철우 효과’다. 한국전력은 지난해까지 삼성화재에서 뛰던 1m99㎝ 장신 공격수 박철우를 3년간 연봉 5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 등 총액 21억원을 투자하며 영입했다.
효과는 뚜렷했다. 박철우는 결승전에서 27점을 득점하며 엠브이피(MVP)를 수상한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7) 다음으로 많은 24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7.73%로 러셀(40.35%)보다 오히려 높았다.
박철우 영입은 공·수 모두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고공 공격에 더해 블로킹이 강화돼 상대팀 공격수가 큰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여기에 안요한(30·2m), 김명관(23·1m97㎝), 러셀(2m05㎝) 등이 가세해 ‘철벽’을 완성했다. 이번 대회 조별 예선서 한국전력은 세트당 3.55개의 블로킹을 기록해 전체 1위였다.
이종경 〈에스비에스 스포츠〉 해설위원은 “에이스 박철우의 가세로 팀의 중심이 잡힌 데다가 높이가 좋아져 블로킹이 강해진 것이 우승의 큰 요인이다”고 분석했다.
한국전력의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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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요인은 장병철 감독의 용병술이다. 이번 대회 최대 스타인 러셀의 발탁은 ‘신의 한 수’였다. 지난 5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 순위가 5순위로 밀린 불운 속에서 장병철 감독은 지체 없이 러셀을 지목했다. 박철우와 함께 좌우 쌍포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한동안 러셀은 고질적인 수비 불안으로 방출설까지 돌았다. 하지만 장 감독의 신뢰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승전 도중 수비와 서브에서 실수가 잦았던 러셀에게 장 감독이 “괜찮다”라며 계속해서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장면이 여러 차례 목격됐다. 러셀이 감독의 믿음에 보은을 한 셈이다. 팀 통역으로 활동하던 안요한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선수로 전환해 투입한 것도 통했다. 이종경 해설위원은 “젊은 감독 특유의 소통 능력이 강점이다. 개성 강한 젊은 선수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이끌어 나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컵대회 우승으로 한국전력은 최약체 이미지는 벗었다. 하지만, 단기전인 컵대회와 6개월 동안 지속되는 정규리그는 완전히 다르다. 이종경 해설위원은 “상대팀도 이제 본격적으로 분석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30일 열린 여자부 개막전에서 거포 김연경(32·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상대로 3647일 만에 국내 복귀전을 뛰었다. 김연경은 7득점을 올리며 팀의 3-0 승리에 힘을 보탰다.
10년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흥국생명 김연경이 30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 대회 현대건설과의 여자부 개막전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다. 제천/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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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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