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제천 컵대회 남자부 정상 등극
FA 박철우, 외인 러셀, 2년차 김명관 활약
환호하는 한국전력 카일 러셀(왼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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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달라진 한국전력이 2020-21시즌 V리그에서 돌풍을 예고했다. 전초전 격인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전력을 일으킨 건 새롭게 주축이 된 카일 러셀(27·미국)-박철우(35)-김명관(23) 삼총사였다.
한국전력은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프로배구 컵대회 결승에서 대한항공을 세트 스코어 3-2(25-18, 19-25, 25-20, 25-23, 20-18)로 이겼다. 한국전력은 2016, 17년 우승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V리그 최하위였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운이 따르지 않았다. 가장 높은 확률을 가졌지만 1순위도 아닌, 2순위도 아닌 5순위 지명권을 받았다. 결국 노렸던 선수 대신 러셀을 선택했다. 러셀은 미국 국가대표 출신으로 2m 6㎝ 장신이다. 장병철 감독은 “인성도 훌륭한 친구라 선택했다. 같이 훈련해 보니 정말 성실하다”고 했다.
다만 러셀은 지난 3시즌 동안 리시브를 하지 않는 라이트로 뛰었다. 결국 컵대회 전 연습경기부터 이번 대회 조별리그까지 상대 목적타 서브에 고전했다. 공격력이 좋았지만 리시브에서 어려움을 느끼면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겨냈고, 이번 대회 뛰어난 활약을 펼쳐 MVP에 올랐다.
이적하자마자 주장을 맡아 우승까지 거머쥔 한국전력 박철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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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박철우도 빛났다.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얻은 박철우는 삼성화재를 떠나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과 동시에 주장을 맡은 박철우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공격력과 블로킹은 여전했다. 특히 결승전 5세트에선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6득점을 올렸다.한국전력의 선택은 옳았고, 박철우는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년차 세터 김명관은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였다. 장병철 감독은 1m95㎝ 장신 세터인 김명관에게 주전을 맡겼다. 박철우-러셀-김명관으로 이어지는 높이를 경쟁력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루키였던 지난 시즌엔 부족함을 드러냈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장신 세터 출신 권영민 코치는 밤낮으로 김명관을 지도했다. 김명관은 이번 대회에서 높이는 물론, 공격수들과도 뛰어난 호흡을 펼치며 우승에 기여해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다.
한국전력 세터 김명관. [사진 한국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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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선수의 가세로 한국전력의 블로킹은 견고해졌다. 지난시즌 정규리그에서 한국전력은 세트당 2.00개로 7개 구단 중 블로킹 6위였다. 하지만 이번 컵대회 조별리그에선 3.545개로 1위에 올랐다. 결승에서도 블로킹 16개를 잡아내며 대한항공에 밀리지 않았다.
눈에 띄진 않았지만 레프트 이시몬(28)도 크게 기여했다. 이시몬은 FA 자격을 얻고 OK저축은행을 떠나 한국전력에 입단했다. 멋진 수비와 리시브로 살림꾼 역할을 해냈다. 장병철 감독은 "치밀하게 이시몬 영입을 준비했었다. 좋은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10월 중순 개막하는 V리그에서도 지난해보다 강한 한국전력의 돌풍이 예상된다.
제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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