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레바논 대통령궁으로 출근한 하산 디아브 레바논 총리/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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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디아브(61) 레바논 총리가 10일(현지 시각) 내각 총사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로 16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지 일주일만이다.
익명의 레바논 고위 당국자를 인용한 CNN 보도에 따르면 디아브 총리 내각은 전원 사퇴하고 당분간 과도 정부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도 디아브 총리가 이날 저녁 대국민 연설을 통해 내각 총사퇴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디아브 총리는 TV에 출연해 "조기 총선을 제안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장관 중 마리 클라움 나즘 법무부 장관과 다미아노스 카타르 환경부 장관, 마날 압델-사마드 공보부 장관이 이미 사임 의사를 표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 3명 뿐만 아니라 여러 장관들이 사임을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장관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7명의 장관이 사퇴하면 내각을 다시 구성해야한다.
지난 9일(현지 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반정부 시위에서 경찰과 대치 중인 시위대./신화통신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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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무정부 상태를 3개월간 이어왔던 레바논은 지난 1월 헤즈볼라의 지지를 받은 디아브 총리를 중심으로 새 내각을 꾸렸다. 디아브 총리가 사퇴하게 되면 1년 이내 세 번째 총리가 생기는 셈이다.
레바논은 현재 대외적으로 이스라엘과 교전을 계속하고 있고, 안으로는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및 기독교도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향후 레바논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화폐 가치 급락, 높은 실업률과 같은 심각한 경제난을 단시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일(현지 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한 지점의 9일 모습./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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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레바논의 경제 상황은 최근 코로나로 인해 더욱 심해졌다. 세계은행은 2020년 레바논 인구의 절반이 빈민으로 전락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루트에서 지난 4일 발생한 대형 폭발로 인해 3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150억 달러(약 17조8200억원)에 달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 8일에는 5000명의 시민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거친 시위를 벌였다. 국회의사당을 향해 돌을 던졌고, 외교부를 비롯한 일부 정부 부처 건물을 점거했다.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며 시위대 해산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238명이 다쳤고, 경찰관 한 명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적십자사는 밝혔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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