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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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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돌풍' 김주형·김민규 "최종목표는 美 PGA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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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타임 토크]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7월이 되어서야 문 연 국내 남자 프로골프 투어에 생각지도 못한 스타가 둘이나 등장했다. 18세 김주형과 19세 김민규다. 해외 투어에서 경력을 쌓다가 코로나 때문에 귀국해 국내 무대에 나선 이들은 우승(김주형 군산CC오픈)과 두 대회 연속 준우승(김민규 군산CC오픈·KPGA오픈)을 차지하며 중계방송 시청률까지 끌어올렸다.

'한국 골프의 미래'로 떠오른 두 10대 선수는 공통점이 많다. 16세 때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해 아시아·유럽 하부 투어부터 밟아 올라갔다. 녹록지 않은 환경에 적응하면서 도전을 거듭해왔다. 나이답지 않게 풍부한 경험은 물론 강하고 성숙한 정신력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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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의 솔라고CC에서 KPGA오픈 2라운드가 열린 지난 17일, 김주형(왼쪽)과 김민규가 동반 라운드 중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웃는 모습. 최근 출전한 대회를 통해 국내 여자골프에 비해 인기가 떨어지는 남자골프에 대한 관심도를 끌어올린 두 10대 골퍼는 최정상급 무대인 미PGA 투어 진출을 꿈꾸고 있다.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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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또 도전

세계 랭킹 94위 김주형은 다음 달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에 초청받았다. 2주 격리 기간을 고려해 지난 21일 출국했다. 미국 대회에 나가는 건 처음이다. 코로나 위험도 있고 귀국 후 다시 2주 격리를 거쳐야 하니 부담이 컸다.

하지만 중국, 호주, 필리핀, 태국 등을 거치며 '골프 유목민'으로 살아온 김주형은 이번에도 과감하게 떠나기로 했다. 출국 전 만난 그는 "타이거 우즈(45·미국)와 같은 대회에서 경쟁하게 되다니 설렌다"며 "세계 최고 선수들 사이에서 무엇을 더 보완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오겠다"고 했다. 친한 선배 임성재(22)와 연습 라운드를 함께할 계획이다. 김주형은 "귀국 항공편을 확정하지 않고 떠난다"며 "현지에서 무엇이든 좋은 기회가 생기면 잡을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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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유럽 2부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김민규는 올 시즌 유럽 1부 투어 부분 시드를 갖고 있었으나 코리안투어 출전권은 없었다. 월요 예선을 통과해 나선 군산CC오픈에서 준우승했고, 이 성적으로 다음 대회인 KPGA오픈에 나가 2위에 오르면서 그다음 대회 KPGA선수권 출전 자격도 얻어냈다. 용인에서 훈련하며 다음 달 6일 개막하는 대회를 준비 중이다. 전화로 만난 그는 "바람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고 그린을 놓치면 공이 20m쯤 굴러떨어지는 유럽 코스들을 경험한 것이 크게 도움됐다"며 "우승에 꼭 필요한 퍼팅과 쇼트게임 연습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서로 너무 비슷해 깜짝 놀라"

두 선수는 주니어 시절 어려운 경제 형편을 훈련으로 극복했다. 아시아 각국은 물론 뉴질랜드 등에서도 대회를 여는 아시안 투어, 유럽·중동·아프리카까지 돌아다니는 유럽 투어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길렀다.

김주형은 "외국 주니어 대회에 나가면 현지 선수들 텃세가 심해 경기 중 방해받기도 했다"며 "그럴수록 이를 악물고 차분하게 오직 내 골프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내가 골프를 좋아하는 것은 남과 싸울 필요 없이 나만 잘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일론 머스크, 코비 브라이언트처럼 골프 아닌 다른 직업에서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스스로 정신력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유럽에 진출한 김민규는 "영어는 유럽 가기 전 온라인 회화 강의를 들은 게 전부"라며 "직접 부딪치면서 이제 인터뷰 정도는 끼워 맞춰서 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했다. 작년부터 혼자 유럽에서 지내온 그는 "무엇이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흐르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한다"고 했다.

두 선수 모두 미국 진출이 목표다. 김주형은 "민규 형은 국가대표도 해봤지만 나는 못 해봤다. 나이가 비슷해 통하는 게 많다"고 했다. 김민규는 "같은 후원사(CJ)에 소속되면서 주형이와 올봄 처음 만났고 연습 라운드도 함께했다"며 "말투부터 성격까지 비슷한 점이 많아 깜짝 놀라곤 한다"고 했다. "주형이는 한번 흐름을 타면 절대 안 놓쳐요. 대단한 건 일단 인정하고, 이제 제가 이겨야죠."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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