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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볼턴 "트럼프, 에르도안과 통화 중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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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 결정에 반발한 매티스, 사직서 냈지만 안읽어"

강력 반발에 철군 연기했지만 지난해 다시 지시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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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결정한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최근 출간한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12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에서 미군 철수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터키가 IS(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잔당을 맡는다면 우리는 시리아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가 나머지를 맡겠지만 물류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볼턴에게 철수 계획을 세우게 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한 지 5일 만인 2018년 12월 19일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발표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당장 시리아에서 IS 격퇴전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군이 철수할 경우 IS가 세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미군이 철수할 경우 시리아 북동부의 쿠르드족을 ‘눈엣가시’로 여겨온 터키가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 결정에 반발하며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볼턴 전 보좌관에 따르면 매티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문의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읽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에게 “그(매티스 전 장관)가 떠난다. 나는 정말 그를 좋아한 적이 없다. 내가 그를 ‘미친 개’라고 불러줬더니 괴물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국내외의 강한 반발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철군을 연기했지만, 지난해 10월 다시 한번 시리아 주둔군의 철수를 지시했다. 이번에는 실제 미군 철수가 이뤄졌으며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이 철수한 지 3일 만에 터키군은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했다. 터키군은 중화기를 앞세워 시리아 국경을 따라 길이 444㎞,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쿠르드족을 안전지대 밖으로 몰아내는 데 성공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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