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국내 팬들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 많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쁨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32·사진)이 국내 복귀한다. 2009년 시즌을 마치고 국내 코트를 떠난지 12시즌 만에 V리그로 돌아온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구단은 6일 김연경과 만나 연봉 3억5000만원에 복귀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앞서 국내 전 소속팀인 흥국생명 측에 열심히 뛴 후배들을 위해 연봉을 양보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연봉(4억5000만원)과 옵션(2억원)을 포함해 최대 6억5000만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전했지만, 김연경이 후배들을 더 잘 대우해달라며 스스로 몸값을 낮췄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연경은 2008-2009시즌 흥국생명을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으로 이끌고 임대 선수 신분으로 일본 JT 마블러스로 떠난 뒤 햇수로는 11년, 시즌으로는 12시즌 만에 조국 코트에 서게 됐다.
김연경은 구단을 통해 “무엇보다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며 “많이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흥국생명은 이를 두고 김연경이 국내 선수들을 배려한 마음이자 한국프로배구 복귀 의지를 담은 대목이라고 평했다.
흥국생명 구단도 “김연경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오랜 해외 생활에 지친 선수와 1년 남짓 남은 올림픽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흥국생명에 입단해 V리그에서 4시즌을 뛰면서 국내 무대를 평정한 김연경은 해외로 눈을 돌려 시즌 기준으로 JT 마블러스(2009∼11년), 터키 페네르바체(2011∼17년), 중국 상하이(2017∼18년), 터키 엑자시바시(2018∼20년)에서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했다. 김연경이 터키에서 받은 연봉은 약 22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4월 귀국한 김연경은 지난달 엑자시바시와의 계약이 마무리되자 국내외에서 새 행선지를 물색해왔다. 결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에서 뛰는 게 여의치 않았고, 오랜 해외생활로 지쳤던 그는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의 문을 두드렸다. 이번 협상에서 드러났듯 연봉을 더 받고자 하는 게 아니라 고국 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의지도 복귀를 결정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터키 진출 당시 자유계약선수(FA) 권리 획득 인정 및 완전 이적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껄끄러운 관계였던 흥국생명도 화답했다. V리그 규정상 6시즌을 뛰어야 선수는 FA 자격을 얻어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있는 만큼 그동안 흥국생명은 4시즌만 뛴 김연경을 임의탈퇴 선수로 묶었다. 흥국생명은 한국배구연맹에 김연경의 임의탈퇴 해제 공시를 요청하면 행정적인 절차는 끝난다. 국가대표 레프트와 세터인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와 FA 계약을 통해 10억원을 투자한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스스로 몸값을 낮춤에 따라 샐러리캡(연봉총상한제·연봉 18억원 옵션 포함 23억원) 부담도 덜게 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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