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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FIFA도 “플로이드 추모는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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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메시지’ 일절 금지했지만

제이든 산초 등의 세리머니에

수위 대폭 낮춰 상식적 대응 주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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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으로 번지고 있는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보수적인 국제축구연맹(FIFA)마저 움직이고 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일 FIFA가 최근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에게 연대감을 표현하는 선수들에게 징계보다는 상식적인 대응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제이든 산초(도르트문트)가 지난 1일 파더보른을 상대로 득점을 터뜨린 뒤 유니폼 상의를 벗고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라는 문구를 선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니폼 상의를 벗을 경우 자동으로 따라오는 경고를 넘어 추가 징계까지 각오한 행동이었다. 마르쿠스 튀랑(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과 웨스턴 매케니(샬케04)도 각각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고 추모 완장까지 차면서 징계가 예상됐다.

실제 독일축구협회는 선수들의 행동을 존중하면서도 ‘선수들은 장비나 몸에 어떤 정치적·종교적 구호나 의사 표시를 해서는 안 된다’는 FIFA 규정에 따른 징계를 검토했다.

그러나 FIFA가 수위를 대폭 낮춰 상식적인 대응을 주문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금껏 FIFA가 그라운드에선 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도 금지했던 것과는 분명 다른 흐름이다.

일례로 FIFA는 2012 런던 올림픽 한·일전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의 행동이 우발적이었던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에게 A매치 2경기 출전 정지와 3500스위스프랑의 벌금 징계를 내리는 등 관련 행동에는 선처가 없었다.

FIFA가 플로이드에 대한 추모 행위를 예외로 하는 것은 해당 선수들의 움직임이 정치적인 메시지라기보다는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이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FIFA는 “규정에 따른 징계 적용 여부는 각국 단체의 권한”이라면서도 “상식과 주변 상황에 따른 적용을 권고한다. FIFA는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많은 축구 선수들의 우려를 이해한다. 우리는 모든 인종주의와 차별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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