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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멘탈갑' 이소영, "시즌 목표는 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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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5월 31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소영이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그리고 있다. /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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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대회 우승과 대상이다." '멘탈갑' 이소영(23·롯데)이 밝힌 시즌 목표다. 이소영은 지난 5월 31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E1채리티오픈에서 시즌 첫승이자 통산 5승째를 거뒀다. 모든 우승 뒤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기 마련이지만 이소영의 이번 우승에는 아주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 나흘 내내 단 하루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이다. 이는 모든 면에서 경쟁 선수들을 압도했다는 방증이다. 바꿔말하면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기대해도 된다는 얘기다.

이소영은 2016년 투어에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1승을 거둬 될성부른 떡잎으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른바 '2년차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무관의 시간이 길어지는 걸 허용할 이소영이 아니었다. 2018년 한 해에 3승을 거둬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그 해에 이소영보다 많은 승수를 쌓은 선수는 없었다. 그런데 승승장구하리라 예상했던 이소영의 기세는 2019년에 또 한 차례 멈춰섰다. 그리고 이번 대회서 1년8개월여만에 다시 우승 열차를 출발시켰다.

이소영의 우승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짝수 해에 나왔다. 그러면서 그의 이름 앞에는 '짝수해 퀸'이라는 다소 달갑지 않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소영은 대회를 마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롯데와 계약한 그 이듬해(짝수해)에 꼭 우승이 나온다. 내년에도 우승하고 싶다. 짝수해 우승이라는 공식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이소영은 지난해 말 롯데와 2021년까지 2년 기간의 재계약을 체결했다.

많은 골프 전문가들은 이소영이 '대형 선수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한다. 물론 전제가 있다. 퍼트와 쇼트게임 보완이다. 하지만 올시즌 이소영의 플레이를 보면 그런 약점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까다로운 그린에도 불구하고 그가 보여준 그린 플레이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현재 스윙 코치없이 혼자서 연습하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지난겨울 터키에서 했던 강도 높은 동계 훈련과 대회 개막에 앞서 롯데팀 동료들과 10일간 제주도에서 했던 합숙 효과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소영의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것은 따로 있다. 다름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강한 정신력이다. 그것은 이번 대회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이소영의 강한 정신력은 타고난 것이다. 아버지 이준봉씨(60)는 "위로 각각 11살, 2살 터울의 언니 둘이 있는데 어려서부터 하는 행동을 보면 소영이가 맏이가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로 더 듬직하고 어른스러웠다"고 말한다.

지난해에 많은 우승 기회를 날려 버린 것도 그가 정신적으로 더욱 성장하는 디딤돌이 됐다. 이소영은 "작년에 우승 기회가 많았다. 특히 메이저 우승을 두 차례나 놓쳤다. 그래서 지난해 중반부터 멘탈 관리를 했다"면서 "그 결과 비록 이벤트 대회지만 작년말 LF포인트 왕중왕전에서 우승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는 '기회가 온다면 좋은 플레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거기에 자신감까지 보태지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우승 원동력을 설명했다.

이소영은 오는 4일과 12일 각각 제주도 롯데스카이힐 제주CC와 엘리시안 제주에서 개막하는 롯데칸타타여자오픈, S-OIL 챔피언십에 연거푸 출전하기 위해 2일 제주 원정에 나선다. 그는 "그동안 후원사 대회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징크스를 깨고 싶다"면서 "그렇게 되면 올해는 평소 목표인 메이저대회 우승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출전한 3차례 대회서 모두 '톱4'에 입상했을 정도로 샷감은 괜찮다. 이렇게 '톱10'에 계속 입상하면 대상 포인트 1등도 노려볼만 하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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