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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직장 잃은 심정 알 것 같아…골프 대회 하나하나 소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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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멈춰선 남자골프…1일 스킨스 게임으로 기지개

뉴스1

KPGA 스킨스게임 2020에 앞서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문경준, 이수민, 함정우, 박성현(왼쪽부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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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스1) 나연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코리안투어는 아직 2020시즌을 개막하지 못했다. 대부분 대회 상금에 의존해 생계를 이어가는 선수들에게는 힘겨운 시간이다.

1일 경기도 용인시의 플라자CC 용인 타이거코스에서 열리는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스킨스게임 2020(총상금 1억원) 출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KPGA투어 8승의 박상현(37·동아제약)은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회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직장을 잃은 심정을 알 것 같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울컥했다.

2019시즌 대상의 주인공 문경준(38·휴셈)도 "상위 선수들은 괜찮지만 상금에 의존해서 지내는 선수들도 많다. 대회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연습도 해야하는 등 쓰는 돈은 비슷했다.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선수들도 많다고 들었다"며 "선수들은 대회가 열렸을 때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레슨도 받고 연습을 더 열심히 하는 분위기다. 대회가 열리기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대상 포인트를 후원하는 제네시는 최근 '제네시스 포인트' 보너스 상금 중 일부를 이번 시즌 KPGA투어에서 뛰는 224명에게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문경준은 "선수들은 감사한 마음이다. 놀랍기도 했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며 후원사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코로나19로 대회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박상현과 문경준은 오랜만에 아버지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도 됐다.

박상현은 "살면서 이렇게 집에 오래 있어본 적이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잔디 밟을 생각보다 방바닥에 머리카락 치우는 생각 뿐이었다"며 "가족과 좋은 추억도 만들고 와이프가 고생하는 것도 많이 깨달았다. (아이 보는 것과 비교해) 골프가 이렇게 쉬운 것인지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문경준도 "골프를 하면서 아이들과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겨울에 잠깐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제가 설거지도 하고 밥도 했는데 과부하가 왔다"면서도 "저한테는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에게 아빠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열리는 KPGA 스킨스게임 2020은 문경준과 지난 시즌 제네시스 상금왕 이수민(27·스릭슨)이 한 팀, 박상현과 함정우(26·하나금융그룹)가 한 팀을 이뤄 격돌한다.

이번 스킨스 게임에는 각 홀 마다 일정 상금이 걸려있고,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가 속한 팀이 상금을 획득하게 된다. 문경준-이수민 팀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 구호협회'에, 박상현-함정우 팀은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지부'에 각각 획득한 상금을 기부한다.
yjr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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