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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RA 1.11 vs 8.08' 롯데 불펜의 괴리, 전환점 필요 없나 [오!쎈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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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최규한 기자] 롯데 김원중. / dreamer@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필승조와 추격조의 격차가 너무 벌어진 상태다.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의 필승조, 그리고 추격조의 괴리감은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롯데는 지난 27일 사직 삼성전에서 1-11로 대패를 당했다. 선발 박세웅이 4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뒤 올라온 불펜진이 대거 7점을 헌납했다.

이날 경기로 다시 한 번 확인한 사실은 롯데의 필승조, 그리고 추격조들의 편차가 극심하다는 점이다. 롯데의 필승조는 오현택, 박진형, 구승민이 역할을 하고 있고 김원중이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다. 이들은 앞서고 있는 경기에서는 빈틈을 허용하지 않고 확실하게 막아낸다. 전날(26일) 삼성전 1-0 신승을 거둔 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선발 댄 스트레일리의 6⅓이닝 무실점 역투 이후 박진형, 구승민, 김원중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들이 차례대로 나와 삼성 타선을 2⅔이닝 동안 1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튿날인 27일, 필승조들이 등판하기에는 애매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추격조들이 점수 차를 어느 정도 유지를 시키면서 추격 발판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5회 진명호의 ⅔이닝 무실점 이후 6회부터 올라온 추격조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세 번째 투수 박시영은 6회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2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박시영의 뒤를 이은 이인복은 1⅔이닝 1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지만 앞선 박시영으로부터 물려받은 승계주자들을 홈으로 들여보냈다.

이후 김대우는 7회 마지막 남은 아웃카운트 1개를 잡는데 30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5회가 끝나고 1-4였던 점수 차는 2이닝이 지난 7회에 1-10까지 벌어져 있었다. 8~9회를 책임진 강동호도 2이닝 1실점했다. 추격조들이 전혀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비단 이번 삼성과의 시리즈에서만 보여준 모습이 아니다. 필승조와 추격조의 구위, 제구, 성적의 격차가 크다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깨닫게 해주고 있다. 오현택, 박진형, 구승민, 김원중 등 필승조는 6승 7홀드 3세이브 1.11(32⅓이닝 4자책점)에 불과하다. 29탈삼진 4볼넷으로 삼진/볼넷 비율은 7.25로 최고의 효율을 보여줬다.

# 롯데 필승조 성적(ERA 1.11)
오현택 : 8경기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84(6⅓이닝 2자책점), 1사구, 4탈삼진, WHIP 1.11
박진형 : 10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7⅔이닝 0자책점), 4볼넷, 10탈삼진, WHIP 1.17
구승민 : 9경기 2승 4홀드 평균자책점 1.00(9이닝 1자책점), 8탈삼진, 무4사구, WHIP 0.33
김원중 : 9경기 1승 3세이브 평균자책점 0.96(9⅓이닝 1자책점), 7탈삼진, 3볼넷, WHIP 0.75


하지만 필승조 4인 이외에 뒤지고 있으면서 추격해야 하는 상황에 등판한 선수들의 기록을 필승조와 비교해보면 처참하다. 평균자책점부터 차이가 극명하다. 이들은 평균자책점 8.08(49이닝 44자책점)의 암담한 기록을 갖고 있다. 필승조들과 6점이 넘는 평균자책점 격차다. 그만큼 이들은 추격조라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필승조에 가까운 경기에 등판한 박시영은 9경기 평균자책점 9.72에 달한다. 한때 필승조 역할까지도 맡았던 진명호도 현재 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7.71(7이닝 6자책점)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송승준이 롱릴리프 역할을 맡으며 4경기 평균자책점 4.32(8⅓이닝 4자책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편. 표본은 적지만 시즌 중반에 올라온 이인복도 평균자책점 1.93(4⅔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 롯데 추격조 성적(ERA 8.08)
강동호 : 2경기 평균자책점 13.50(4이닝 6자책점)
고효준 : 5경기 평균자책점 16.88(2⅔이닝 5자책점)
김대우 : 7경기 평균자책점 9.82(7⅓이닝 8자책점)
박시영 : 9경기 평균자책점 9.72(8⅓이닝 9자책점)
진명호 : 9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7.71(7이닝 6자책점)
이인복 : 4경기 평균자책점 1.93(4⅔이닝 1자책점)
송승준 : 4경기 평균자책점 4.32(8⅓이닝 4자책점)
최영환 : 5경기 평균자책점 6.75(6⅔이닝 5자책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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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민경훈 기자]7회초 마운드에 오른 롯데 박시영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rumi@osen.co.kr


그동한 허문회 감독은 스프링캠프부터 자체 청백전, 타구단 연습경기까지 함께해 온 현재 투수진 전체에 신뢰를 보내주고 있다. 그동안 부진한 기록들을 남기더라도 열심히 했고,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이들을 2군으로 내려보내지 않았다. 개막 이후 투수진 엔트리 변동은 대체 선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이유 밖에 없었다. 부진과 재정비를 위한 엔트리 변화는 아직까지 없었다.

하지만 추격조 투수들이 연이어 부진한 투구를 펼치며 필승조와 괴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어떻게든 전환점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승리가 더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질 때 지더라도 ‘잘 져야 한다’는 허문회 감독의 철학에 반하게 만드는 추격조들의 부진이 결국에는 필승조 선수들을 향한 부담과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롯데의 퓨처스팀은 신인과 저연차 위주로 라인업이 짜여지고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경험이 일천한 투수들이 차근차근 등판 기회를 늘려가며 성장하고 있다. 올해 1차 지명 최준용, 2차 3라운더 박명현은 각각 8경기, 9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으로 깜짝 활약 중이다. 2016년 신인 2차 1라운더 좌완 한승혁 역시 8경기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2.16의 기록으로 성장세를 증명하고 있다. 더 먼 미래를 보고 경험을 쌓게 하는 과정에 있기에 퓨처스팀과 조율을 해야 한다.

개막 직전까지 1군 투수진 경쟁을 했던 우완 김건국은 퓨처스 7경기 평균자책점 5.68로 다소 부침을 겪고 있지만 1군 경험은 있기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좌완 김유영은 다시금 밸런스를 잡아나가기 위해 최근 라이브 피칭을 다시 시작했다.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젊은 선수들이 좀 더 편한 퓨처스리그에서 경험을 착실하게 쌓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당장 성적, 그리고 1군 분위기 전환의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연 롯데 투수진은 변화와 전환점을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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