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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제25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鬪志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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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선발전 결승 2국 <흑 6집반 공제·각 1시간>

白 안정기 五단 / 黑 박건호 四단

조선일보

〈제1보〉(1~11)=바둑의 세계에서 기량이 정점에 오르는 나이는 몇 살쯤일까.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20대 초반~중반 연령대로 추정된다. 한 중 일 역대 최고수들이 예외 없이 그 길을 걸었다. 또 어떤 강자라도 30 고개를 넘어서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절정기 나이를 뽐내고 있는 97년생 안정기(23)와 98년생 박건호(22)가 겨룬 열전보를 감상할 차례다.

흑은 5로 한 칸 높은 소목 굳힘을 택하며 공을 상대에게 넘긴다. 주도권을 휘두르는 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상대에게 노(櫓)를 맡기고 강물의 흐름에 맞춰 운신하는 것도 유력한 작전이다. 8은 AI(인공지능)가 유행시킨 수법 중 하나. 흑도 '가'에 이어주고 백 '나' 때 '다'로 뛰어드는 구도가 요즘 트렌드지만 9에 붙여 변화를 꾀한다.

백의 응수 방법도 여러 가지다. 참고 1도는 그중 하나. 하지만 백은 10에 붙여 다른 길을 택한다. 상대에게 "이 공부는 돼 있느냐"고 묻는 것 같다. 우상귀와 우하귀는 서로 연관돼 있다. 11로는 아래쪽 '라'로 젖히는 수도 일책. 그러면 참고 2도의 진행이 예상된다. 역시 절정기 청년 기사들답게 투지와 기세가 충돌하면서 초반부터 판이 달궈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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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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