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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딴 판정 논란, 심판위원회-비디오판독센터 변명여지 없어[SS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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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2번 이용규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키움히어로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5회초 내야안타로 출루하며 비디오판독이 진행된후 1루 견제구에서도 비디오판독이 진행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심판 수난 시대다. 개막 후 팀당 10경기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여기 저기서 불신의 목소리가 높다. 심판진이 가장 꺼려하는 ‘심판이 주인공’인 경기가 너무 자주 등장한다. 사안이 생기면 문제가 도드라지는 직업 특성을 고려해도, 시즌 초반부터 불신이 쌓이면 한 시즌을 끌고 가기 어렵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퇴장으로 촉발된 오심논란은 생각보다 심플한 상황이다. 두산 최주환은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무사 2루 기회에서 박세웅의 커브에 배트를 내밀었다. 중계음으로 ‘따닥’하는 소리가 들렸고, 삼진 판정이 내려졌다. 원바운드가 됐기 때문에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판정이 정확한 판정이다. 1루에 주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 포수 정보근의 태그 동작은 포착되지 않았다. 스윙이냐 파울이냐를 두고 그라운드 위에서 서로의 주장이 엇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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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주환.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날 주심을 맡은 오훈규 심판위원이 정보근에게 바운드 여부를 묻더니 삼진 처리를 했다. 롯데 최현 배터리코치가 해당 공을 받아 확인하는 장면에는 공에 그라운드 흙이 묻은 장면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육안으로 확인해도 바운드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보근은 “미트 색이 묻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의 미트는 검정색이다. 야구선수 출신인 심판위원이 미트에 닿아 생긴 얼룩과 그라운드에 닿아 생긴 얼룩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도 말이 안된다. 파울여부를 떠나 심판 스스로 자격 없음을 인정하는 장면이었다. 야구팬이 분노하는 지점도 이 때문이다. 선수들이 자기 팀에 유리한쪽으로 주장하는 것을 냉철하게 가리는 것도 심판을 두는 이유 중 하나다.

한국야구위원회(KBO) 비디오판독센터도 애매한 답변을 내놓아 공분을 샀다. 이 장면을 판단할 때 오디오는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화면으로만 본다고 설명했다. 오디오를 고려할 상황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비디오판독센터에서는 9개 이상 화면을 돌려볼 수 있다. 야구규칙에 의거해 심판이 놓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자는 게 제도 도입 이유다. 오디오, 비디오뿐만 아니라 카메라에 담긴 모든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다. 구종이 커브라 전체 궤도, 떨어지는 방향, 바운드되는 지점, 투수시점이 아닌 3루 더그아웃 시점 등 다각도로 검토하는 게 마땅하다. 해당 장면만 클로즈업 해 무한 반복하다보면 착시가 일어날 수도 있다. 헛스윙 파울 여부, 바운드 여부에 따라 다른 규칙을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배트와 공이 만나는 것만 들여다봐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비디오판독센터의 전문성 부족도 논란을 키우는데 한 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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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훈이 베이스를 향해 몸을 던진 두산 2루수 오재원에 의해 포스아웃 된 뒤 심판을 향해 세이프라는 제스처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른바 이용규의 ‘일관성 요구’ 이후 스트라이크존이 지나치게 좁아졌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애매한 건 볼 선언을 한다는 의미다. 위기 상황에 짧은 이닝을 소화해야 하는 불펜 투수들이 수난을 겪는 데에는 승부가 팽팽할수록 좁아지는 스트라이크존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심판위원회에서는 해당 논란이 나온 뒤 준비부족과 신뢰회복을 이유로 해당 심판진을 2군으로 강등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역효과만 키웠다는 의견도 있다. 지도부의 이례적인 강경조치에 심판들이 소신 대신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게 그 이유다.

개막 후 42경기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벌써 판정번복 확률은 32%(전체 50건 중 16건 번복)에 달한다. 10개 중 3개가 잘못된 판정이라면 심판도 할 말은 없다. 삼진콜 액션이 아닌 정확한 눈을 키우는 게 더 급한 과제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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