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강정호(33)의 재능은 분명 아깝지만, 그의 음주운전에 대한 징계는 강력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단순한 법리적 해석을 떠나 프로야구와 사회 전체를 향한 반향을 생각해 엄정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강정호는 지난주 초 법률대리인을 통해 KBO에 국내복귀에 대해 문의했다. 그 파장은 컸다. 2년간 미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강정호의 국내복귀 타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여론은 들고 일어났다.
강정호는 타인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는 음주운전으로 이미 세 차례나 적발된 선수다. 게다가 2016년 세번째 음주운전에선 중앙선을 넘어 충돌사고와 뺑소니, 그리고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까지 받으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장본인이다.
어쩌면 강정호 측에선 KBO리그 복귀 타진이 단순한 문의 차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갈수록 엄중해지는 상황에서 강정호는 그야말로 역풍을 맞고 있다. 지난해 도로교통법은 면허정지 기준을 혈중알콜농도 0.05% 이상에서 0.03%이상으로 강화했다. 국내에선 소주 한 잔이라도 마시면 음주운전자가 되는 상황이다.
물론 강정호는 그냥 버려두기엔 아까운 야구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는 4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는 유격수로 KBO리그를 섭렵했다. 그리고 2014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에 이적료 500만 2015달러를 찍으며 빅리그에 진입했다. 날고 기는 선수들이 모두 모인다는 그곳에서도 20홈런 이상을 때려내며 거포 내야수로 자리매김했다.
키움 입장에선 다시 강정호를 끌어안고 싶은 욕심이 생길 수 있다. 악마의 재능이 탐난다. 만약 KBO상벌위원회에서 1년 미만의 출전정지 징계가 내려지면, 강정호에 대한 임의탈퇴를 해제하고 재계약 논의를 진행할 여지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여론의 따가운 눈총은 부담스럽지만 여러가지 활용 가치면에서 유혹을 뿌리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강정호 측에서도 현행 야구규약의 소급적용의 부당함을 진정하며 징계 경감을 노릴 것이다. KBO리그에선 지난 2018년부터 음주운전 3회 선수의 경우 최소 3년의 실격처분을 받는다. 강정호의 음주운전은 모두 2018년 이전이다. 따라서 그에게 삼진아웃을 법리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KBO는 법리적 해석과 별개로 강정호의 음주운전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물어야 한다. KBO가 추구하는 클린베이스볼의 가치에 맞게 판단해야 한다. 그동안 강정호가 한국야구에 이바지한 공로는 크다. 인정해야 한다.
강정호 본인도 KBO리그에서 명예를 회복하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국내 시선이 더욱 엄격해졌고, 최근 KBO리그에선 음주운전을 하면 옷을 벗는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금 상황은 읍참마속의 단호함이 KBO에 요구된다.
악마의 재능보다 더 필요한게 KBO리그 전체를 위한 클린베이스볼의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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