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셔너 사무국, 조사 결과와 징계 방안 발표
직원이 경기중 상대 사인 파악해 일부 선수에 전달
2018시즌 보스턴 타석의 19.7%에서 부정 행위
감독, 프런트, 대다수 선수는 몰라 징계서 제외
미국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 로고./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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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MLB) 보스턴 레드삭스의 ‘사인 훔치기’는 경기 영상 다시 보기 시스템을 담당하는 구단 직원이 규정을 어기고 벌인 일로 밝혀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사무국은 23일(한국 시각) 2018 정규시즌 보스턴 구단의 ‘사인 훔치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보스턴 구단에서 경기 영상 다시 보기 시스템을 맡아 조작하는 J.T.왓킨스가 경기 중 상대 팀 사인을 파악해 일부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왓킨스는 경기 중 영상을 활용해 이전 경기 분석에서 얻은 정보를 업데이트했으나 이는 가끔씩 일부 선수에게만 제한적으로 전달됐다. 알렉스 코라 감독 등 당시 코칭 스태프와 프런트 직원들, 선수 대다수는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들이 덕아웃 지역에서 투구 타입과 관련해 타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조직적으로 사인을 훔쳤던 2017시즌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달리, 보스턴의 경우 주자가 2루에 있을 때만 정보가 유의미했다. 이 때문에 2018시즌 보스턴 타자들 전체 타석의 19.7%에서만 부정 행위가 이뤄져, 휴스턴에 비해선 범위와 영향이 훨씬 제한적이었다고 사무국은 밝혔다.
이에 따라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왓킨스에게 2020시즌 직무정지 징계를 내렸고, 2021시즌 복귀해도 영상 리플레이 담당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보스턴 구단에게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했다. 훔친 사인을 전달받은 보스턴 선수들에게는 징계를 내리지 않았으며, 코라 전 감독에게도 추가 징계는 없었다. 코라 전 감독은 앞서 2017년 휴스턴 구단의 벤치 코치를 맡을 당시 사인 훔치기에 연루돼 2020시즌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코라 전 감독이 2018시즌 보스턴 선수들과 사인 훔치기 규정에 대해 효과적으로 소통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둔다고 했다. 프런트들은 MLB의 사인 훔치기 규정에 대해 직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했고, 규정을 준수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노력했으나, 구단은 직원의 부정 행위에 대해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 대해서는 왓킨스가 부정 행위를 한다고 의심한 일부 선수가 있었으나 이들도 왓킨스가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지, 그것이 규정 위반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징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프로야구는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휴스턴과 2018년 우승팀 보스턴이 상대 팀 사인을 훔친 사실이 발각돼 엄청난 파문에 휩싸였다. 앞서 조사를 받은 휴스턴은 지난 1월 제프 르노 단장과 A.J. 힌치 감독이 1년간 자격정지를 받았다. 또 벌금 500만 달러와 신인 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을 박탈당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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