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19%, 브렌트유도 20달러 회복
트럼프 "성가시게 굴면 무조건 파괴" 트윗
중동 긴장 높아지며 기술적 반등 자극
AFP 연합뉴스 |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21달러(19.1%) 오른 13.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폭을 30% 이상 키우면서 장중 한 때 배럴당 16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4시10분 기준 6.47%(1.25달러) 오른 20.58달러에 거래 되는 등 상승했다.
국제유가는 최근 코로나 사태로 인한 수요 급감과 과잉공급 우려로 폭락세를 보였다. 5월물 WTI는 지난 20일 -37.63달러에 마감하는 등 사상 첫 마이너스대로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이틀 연속으로 과도하게 떨어진 탓이 이날 기술적 반등이 이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트윗을 올린 게 유가 반등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정들(gunboats)이 우리의 배를 성가시게 하면 모조리 쏴서 파괴하라고 지시했다(shoot down and destroy)”는 글을 올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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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난 15일 걸프해전 북부 페르시아만에서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의 고속정이 마주치면서 고조된 군사적 긴장에 대한 경고인 것으로 보인다. 미 해군은 15일 혁명수비대 해군 함정 11척이 지역 순찰의 일환으로 훈련 중이던 미 군함들에 다가와 1시간 정도 10야드(약 9m가량)의 초근접 항해를 하며 위협을 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혁명수비대는 “미 군함들이 이란 경고를 무시하고 비정상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했다”고 반발했다.
이보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월에도 충돌했다. 미국은 지난 1월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 인근에서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드론으로 폭살했다. 이에 이란은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를 미사일 공격하는 방식으로 보복했고, 미국은 이란에 추가적인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재보복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경고가 중동 긴장을 높이면서 유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올레 핸슨 원자재전략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지정학적인 뉴스가 나오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국제유가가 급반등하자, 글로벌 증시도 반등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3거래일 만에 오름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456.94포인트(1.99%) 상승한 23,475.8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62.75포인트(2.29%) 오른 2,799.31에, 나스닥지수는 232.15포인트(2.81%) 오른 8,495.3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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