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가 이대로 종료되면 메시(바르셀로나)의 11년 연속 리그 20골 이상 기록이 중단된다. [A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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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이 전 세계 스포츠계에 불러올 타격은 경제적 손실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많은 프로리그가 시즌 도중 종료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치 있는 '대기록'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29일(한국시간) 기준 코로나19 사망자가 6000명에 육박한 스페인은 프로축구리그 프리메라리가(이하 라리가)를 포함한 모든 스포츠 일정을 무기한 중단했다. 라리가를 포함한 유럽축구리그 재개 여부는 6월이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알렉산데르 체페린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이날 이탈리아 매체를 통해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가 진행되려면 적어도 6월 말 전에는 재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계에서 의미 있는 '대기록'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데뷔 후 지금까지 바르셀로나에서만 뛴 리오넬 메시는 2008~2009시즌부터 라리가에서 매년 20골 이상을 넣었다. 지난 시즌까지 11년 연속 20골 기록을 달성한 메시는 올 시즌도 10경기 이상을 남겨두고 19골을 넣어 12년 연속 달성이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라리가가 '무관중'에 이어 리그 잠정 중단과 무기한 중단으로 연결되며 제동이 걸릴 참이다. 연속골 기록 중단이 메시에게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는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때문이다. 호날두는 메시보다 한 시즌 늦은 2009~2010시즌부터 10시즌 연속 리그에서 20골 이상 기록을 쌓아왔다. 특히 올 시즌에도 이미 유벤투스(세리에A) 소속으로 21골을 넣어 11시즌 연속을 달성한 상태다. 챔피언스리그 득점을 제외하면 모든 지표에서 호날두를 앞서는 메시에겐 또 하나의 비교거리가 생길 수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선 30년에 한 번꼴로 구경할 수 있는 '700홈런 타자'를 보지 못하게 생겼다. 130년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통산 70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단 세 명(배리 본즈·행크 에런·베이브 루스)뿐이다. 이 명단에 도전하는 선수는 LA 에인절스의 앨버트 푸홀스로 지난해까지 모두 656개의 홈런을 쳤다.
MLB의 `노장` 푸홀스가 역사상 세 명뿐인 700홈런 타자가 될 확률도 낮아졌다. [USA TODAY Sports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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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술적으로는 44개가 남았을 뿐이지만 이미 노쇠화로 평범한 타자가 된 지 오래인 푸홀스의 계약기간(2021년 만료)을 고려하면 만만한 숫자가 아니다. '노장' 푸홀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한 시즌 홈런 수는 20개 안팎으로, 조금이라도 젊은 올해가 기록 도전의 기점이 되는 해였다. 하지만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12만명을 돌파하고 사망자도 2000명을 넘어섰다. 타 스포츠에서도 확진 선수가 속출하고 있어 올해 메이저리그 일정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
선수들의 몸 관리가 체계적으로 잡힌 현대 야구에선 나오기 힘든 '300승 투수'를 볼 수 있는 확률은 더욱 낮아졌다. 30대 중·후반에 들어서도 기량을 유지하며 그나마 기록에 도전해 볼 수 있었던 저스틴 벌랜더(37·225승), 잭 그레인키(36·205승) 등은 2020시즌이 천금과도 같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타자 추신수에게도 올 시즌 경기 수가 줄어드는 건 큰 타격이다. 추신수에게 2020시즌은 2014년부터 시작된 텍사스 레인저스와 초대형 계약(7년·1억3000만달러)의 마지막 해다. 어느덧 한국 나이로 39세가 된 추신수는 다음 계약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경기가 줄어들고 기록이 축소되는 만큼 추신수에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은퇴를 앞두고 '아름다운 마지막 1년'을 노리는 프로야구 레전드 박용택, 계약(4년·150억원) 마지막 시즌 부활을 노리던 이대호 등에게도 완전하지 못한 시즌은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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