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이슈] 넷플릭스行 '사냥의 시간'..."살아날 방안"vs"일방적 통보"

윤성현 감독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 독점 공개를 선택했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선택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영화를 제외하고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로 직행하는 사례는 '사냥의 시간'이 처음이다.

'사냥의 시간'은 지난달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상영된 뒤 같은 달 26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개봉 날짜를 잠정 연기했다. 23일 리틀빅픽쳐스는 "오랜 기다림 끝에 넷플릭스를 통해 '사냥의 시간'을 전 세계 190개국에 동시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라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이 계속되고 세계적인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분에게 저희 작품을 소개할 방법이라고 기대 하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오는 4월 10일 넷플릭스 공개를 알렸다.

무엇보다 영화는 순제작비는 90억 원, 홍보 마케팅 비용은 27억 원으로, 총 117억 원이 투입됐다. 홍보 마케팅 비용은 이미 다 소진했다. 리틀빅픽쳐스 권지원 대표는 YTN Star에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에 대해 "우려의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지만 살아날 방안을 모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성현 감독님이 영화에 몇 년을 쏟아부었다. 베를린에서 공개된 후 호평도 있었다. 개봉을 코앞에 두고 연기를 해서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후반 작업이 길어진 것도 있고 계속 기다리는 관객도 많은데 이 상황에서 극장에 나와서 보라고 하는 것도 문제다.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돼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봤다. 감독님도 그 부분을 이해해줬다"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계약 금액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조항이 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없지만, 손해가 크면 투자사도 동의해주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정도 제작비를 메꿀만한 수익은 됐다"라고 했다.

그러나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리틀빅픽쳐스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다. 앞서 리틀빅픽쳐스는 국내 업체인 콘텐츠판다에 해외세일즈 대행을 맡겼고, 콘텐츠판다는 '사냥의 시간'을 해외 30여 개국에 선판매했다. 그러나 넷플릭스 독점 공개 계약에 따라 해외 판매를 철회해야 했다.

콘텐츠판다 측은 "리틀빅픽처스가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으로 해외 세일즈 대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상황이 당황스럽다"라면서 "국제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대응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권 대표는 "국내에서 개봉을 못 하면 해외에서도 못한다. 회사의 존폐가 걸린 문제다. '사냥의 시간'은 저희가 그간 했던 영화 대비 사이즈가 큰 영화다. 콘텐츠판단에 가장 먼저 찾아가 '도와달라'라고 했다. 거기에 따른 손해, 배상금은 물어내겠다고 했다. 영화를 사간 쪽도 국내에서 개봉을 못 하면 무기한 연기되고, 현재 상황에서는 상영도 못 하지 않나. 코로나19라는 천재지변의 상황에서 이 부분을 협조하고 극복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읍소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받아주지 않았다"라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대행을 맡긴 거니까 대행을 해지하고 '사냥의 시간'을 사간 회사들에 고지해달라고 했다. 저희가 판매된 회사에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배상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양해를 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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