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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도쿄올림픽 '운명의 4주'…"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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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공식입장 첫 변화 "연기 포함 세부 논의 돌입, 4주내 결정"

2~3개월이든 1~2년이든 개회 미뤄지면 풀어야할 문제들 산적

뉴스1

IOC가 도쿄올림픽 개최를 놓고 세부 논의에 돌입했다. 4주 안에는 어떤 식으로든 매듭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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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4주. 도쿄 올림픽의 운명을 좌우할 시간이다. 4개월 앞으로 성큼 다가온 도쿄 올림픽 개막(7월24일)을 생각할 때 길다고 볼 수도 있으나 그 안에 풀어야할 수많은 문제들을 살펴보면 촉박하기도 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한국시간) 긴급 집행위원회 이후 성명서를 통해 "IOC는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일본 당국 등과 협의해 올림픽 개최 시기를 연기하는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앞으로 4주 이내에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껏 전현직 IOC 관계자들의 '개인 견해'를 전제로 도쿄올림픽 강행에 대한 회의론 혹은 반대의견을 제시한 적은 있으나 IOC의 공식적인 연기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불과 며칠 전까지도 IOC의 입장은 '강행'이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토요일 축구경기처럼 연기할 수 없다. 과정이 매우 복잡하고 확실한 토대가 마련돼야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정상개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17~19일까지 진행한 국제경기연맹(IF),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수장들과의 화상회의에서도 IOC의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확 바뀌었다.

대한체육회 국제대회 파트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주 회의 때도 IOC는 무조건 (올림픽을)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비판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강행 의지를 내세웠다 수정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는지 속내까진 알 수 없으나 상황이 달라진 것은 맞다"고 급히 변경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위기의식이 달라진 것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일본이나 아시아 쪽 코로나19 상황이 좋지 않았으나 지금은 바흐 위원장이 있는 스위스와 독일도 안 좋다. 특히 올림픽의 중요 고객인 미국과 유럽이 심각해졌으니 간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취소는 의제에 없다는데 사실 연기도 쉽진 않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 정말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의문부호를 제기했다.

2~3개월 연내 연기도, 1~2년 연기도 풀어야할 매듭이 많다. 체육회 관계자는 "2~3개월 미뤄져 9월쯤 한다고 정해도 그때까지 코로나19가 잡히지 않는다면 그것도 괴롭다. 리허설 없이 간다는 것도 부담이다. 애초 3~4월에 종목별 테스트 이벤트가 계획됐는데 이게 다 취소됐다. 테스트 이벤트는 일본 뿐 아니라 IF와 자원봉사자들까지 함께 움직이는 것인데, 안하고 그냥 본 대회로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예선을 마무리하지 못해 본선 출전자(국)를 늘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해도 고민이다. 관계자는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의 여자축구 플레이오프(PO)를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두 팀을 다 받게 되면 조추첨부터 경기 일정, 티켓 판매까지 다 바뀐다. 수용인원이 한정된 선수촌까지 생각할 때 그냥 '1팀 더 들어와' 할 수 있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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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연기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으나 쉬운 문제는 아니다. 2~3개월 연기도, 1~2년 연기도 쉬운 결정은 아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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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기도 어렵다. 관계자는 "1~2년 연기는 취소하는 것에 버금가는 비용 손실을 피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대회 조직위를 1~2년 더 운영해야하는 상황이 된다. 지어놓은 시설들은 또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선수촌 역시 분양키로 한 것인데 나중에 들어오기로 한 입주자들의 동의 등 풀어야할 게 많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다른 대회로 연쇄 피해가 돌아간다는 것도 꼬인 부분이다.

당장 1년 뒤인 2021년에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미국 오리건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일본 후쿠오카)가 열린다. 체육회 관계자는 "그 대회들도 모두 7월"이라면서 "육상이나 수영 종목 입장에서도 세계선수권은 큰 수입원이다. 쉽게 일정과 장소를 변경하는 게 쉽지 않다"고 견해를 밝혔다. 어떤 방향이든 답 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에 "정말 지켜봐야한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정부도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다. 문체부 국제체육과 관계자는 "정부쪽에서 상황을 예단해 말하긴 어렵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상황별로 맞게 대처해야한다는 것"이라며 "정상 개최한다는 것을 가정한 준비는 그대로 준비한다. 여기에 연기 상황, 연내 연기든 1~2년 연기든 시나리오를 짜서 대응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지금 상황에서는 다 펼쳐놓고 준비하는 것뿐이다. "선수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가장 원하는 것은 방향이 빨리 결정되는 것 아니겠는가. 아마 도쿄 조직위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전례가 없던 일이기에 지금은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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