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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고용위기와 한국경제

금융위기보다 더 큰 고용쇼크 온다…"美, 두자릿 수 逆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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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보다 고용감소 폭 가팔라

JP모건·도이체방크·BofA 등 투자은행 성장률 전망치 잇따라 하향조정

한국에도 영향 미쳐…"2.5%→1.1%→0.8%"

이데일리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한 레스토랑이 19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영업을 일시중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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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19일(현지시간) 미국 고용부가 발표한 미국 3월 둘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8만 1000건으로 한 주 전과 비교해 7만 건 증가했다.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일주일 사이 7만건 증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많은 숫자다.

미국 노동부는 실업수당 청구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른 주보다 일주일 앞서 학교와 식당, 대규모 집회 금지 조치를 한 워싱턴주에서는 지난주 대비 청구건수가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워싱턴주는 “이번 주에는 더욱 극적으로 실업청구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주뿐만 아니다.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퍼지면서 미국 전역에서 실직 건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는 이날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8일 하루만 3만 300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11일) 990명과 비교해 30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미네소타주 역시 16, 17일 이틀간 3만 1000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해 일주일 전 실업수당 신청건수 10배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뉴욕주에서는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실업급여 시스템이 다운됐다.

가장 타격을 입는 것은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는 식·음료업계, 호텔업, 여행업 등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미국 뉴욕 유명 셰프 앤드류 카멜리니가 그가 소유한 식당 직원 1500명 중 1400명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뉴욕 식당가의 또 다른 큰 손인 다니엘 메이어 역시 자신의 월급을 포기하고 임원들의 급여를 삭감하는 특단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원 80%를 감원해야만 했다.

미국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하면서 직원들을 일부 해고하고 무급 휴가를 단행했다. 구조조정 인원이 수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최대 규모 공연예술단체인 메트로폴리탄은 소속 음악가들을 해고했다.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 2월 3.5%로 ‘완전 고용’ 상태였던 미국의 실업률은 2021년 중반까지 6%로 상승할 전망이다. 진보성향 연구그룹인 경제정책연구소는 코로나19로 약 300만개의 일자리가 미국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여름까지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으로 일했던 케빈 하셋은 “3월에만 100만개, 4월에는 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정상적인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를 불안정하고 급여가 적은 일자리가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던 2009년 3월조차 8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200만명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경제적인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시장 의존도가 80%에 달하는 미국 경제에 실업자 급증과 이에 따른 소비 여력 하락은 치명적이다.

민간 금융기관들은 미국 경제성장률(GDP) 두자릿수 하락세를 점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는 올해 2분기(4~6일) 미국 경제가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13%, 뱅크오브아메리카도 12% 하락이라는 숫자를 내놓았다. 만약 두 자릿 수 마이너스 성장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0~12월(8.4% 감소)보다 더 큰 경제 침체가 이뤄지는 셈이다.

미국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자 미국 정부를 잇따른 재정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 이날 미치 매코넬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개인에게 최대 1200달러의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한 1조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았다.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1000억달러 규모의 긴급예산법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1000조규모의 부양책에 이어 세 번째 부양책이다.

문제는 미국 경제의 침체는 결국 돌고 돌아 전 세계,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JP모건은 이날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도 종전 1.9%에서 0.8%로 내리며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2.5% 성장에서 1.1% 하락으로 하향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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