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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웨이 고사작전... 화웨이 뺀 ‘5G 서밋’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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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조선]
삼성 反화웨이 수혜로 북미↑
화웨이 배제하지 않는 英·佛
런정페이 "자체 기술 강화" 총공

조선일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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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세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2월 25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화웨이를 ‘마피아’로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에서 "화웨이는 완전히 ‘비(非)시장 플레이어’"라며 "덤핑과 절도, 갈취를 통해 경쟁을 없애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로 지정, 미국 기업이 수출 등 거래를 하려면 사전 승인을 얻도록 했다.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에 의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화웨이의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인 글렌 슈로스는 화웨이에 대한 ‘마피아’ 비유에 대해 "그것은 미친 짓"이라면서 "우리 고위 경영진은 미국 기업 경영진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과 더 유사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세대 이동통신(5G) 분야에서 화웨이의 우위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을 비롯한 동맹국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화웨이 행보로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트럼프 정부와 화웨이 대결에서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관전포인트 1│옥죄기 강도 높이는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4월 초 동맹국 기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5G 서밋’을 개최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는 한국 삼성전자,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 등 화웨이를 제외한 경쟁 통신장비 업체가 모두 초청됐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AT&T, 버라이즌, 퀄컴 등 주요 통신사가 참석한다.

서밋 개최는 5G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의 불안감이 반영됐다.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올해 5G 상용화 예정인 주요국이 본격적인 투자를 앞둔 상황에서 화웨이 견제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업체가 없는 미국은 그동안 세계 IT 기업들의 5G 주도권 싸움에서 한 발짝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최근 미국 정부는 노키아나 에릭슨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정부와 에릭슨 측의 이야기는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부 장관이 먼저 한 콘퍼런스에서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노키아나 에릭슨과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후 에릭슨 최대 주주 중 하나인 세비안캐피털 공동 창업자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에릭슨 이사회는 (미국의 지분 인수) 논의에 참여할 수밖에 없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브래드 스미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장을 비롯한 IT 기업 최고경영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5G 시장의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5G 분야에서 화웨이의 우위를 막으려는 것"이라며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동맹국들에 촉구하면서 동시에 기술 분야 정보를 취합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 범위도 5G에서 반도체로까지 확장했다. 화웨이가 세계 1위 통신 사업자이면서 동시에 반도체로 휴대전화를 만드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인 만큼 전방위로 사업모델을 압박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규제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세부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체가 화웨이에 공급하는 제품에서 미국산 기술 비중이 25% 이상일 경우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기준을 10%로 낮추는 안이 유력하다. 또 반도체에 한정됐던 규제 대상을 비첨단 분야인 소비자 가전으로까지 확대하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관전포인트 2│이재용 美서 트럼프 만날까

조선일보

5G 서밋이 성사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4월 중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도 커졌다. 2월 23일 삼성전자는 미국 5위 이동통신사 ‘US셀룰러’에 5G·LTE(4세대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US셀룰러가 삼성전자의 장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앞서 계약을 체결한 버라이즌·AT&T·스프린트까지 미국 통신 가입자의 80%를 차지하는 4개 미국 업체에 5G망을 공급하게 됐다. 사실상 미국 전역에 삼성전자 장비를 공급하게 된 것이다.

백악관이 주최하는 5G 서밋에 삼성전자가 초청받은 것도 북미 통신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장조사 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은 화웨이가 31.2%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15%)는 에릭슨(25.2%)과 노키아(18.9%)의 뒤를 이어 4위에 올랐다. 아직 초기인 글로벌 5G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판세를 뒤집을 가능성이 적지않다.

관전포인트 3│유럽 시장 공략하는 화웨이

화웨이는 가격 경쟁력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의 집요한 견제에도 화웨이는 지금까지 91건의 5G 상업 계약을 체결해 점유율 1위를 굳혔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이듬해 미 행정 기관이 중국 업체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보이콧에 나섰으나 유럽 동맹국의 호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최우방 영국이 지난 1월 화웨이 사업 참여를 일부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미국 주도의 ‘파이브아이스(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5국)’ 동맹에서 영국이 사실상 탈퇴한 것으로 비쳤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 중 격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프랑스도 원칙적으로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끊임없는 압박에 화웨이도 총공세로 대응하고 있다. "전 직원이 특공대가 돼야 한다"며 24시간 대응 체제를 갖춘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은 지난 1월 다보스 포럼에서 "우리는 추가 공격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20조원이 넘는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부어 자체 기술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 위주의 소프트웨어(SW) 기술 종속에서 벗어나 성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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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 이코노미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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