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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으로 우뚝 솟은 휴스턴, 2020 흥행 주역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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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지난달 14일(한국시간) 기자 회견에 참석한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왼쪽)과 휴스턴 선수들. | 뉴욕 포스트 캡처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비난이 흥행으로 고스란히 이어지는 모양새다. 전자기기 사용 사인훔치기 적발과 선수들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빌런’을 자처한 휴스턴이 시범경기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휴스턴을 야유하기 위해 야구팬들이 모여들고 관중석에서 이들의 실패를 기원한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에 패한 LA 다저스 팬들은 일찌감치 LA 에인절스와 휴스턴의 에인절스 홈경기 티켓을 단체로 구매했다. 2017년과 2019년 플레이오프에서 휴스턴에 무릎 꿇은 뉴욕 양키스 팬들도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모로 주목받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팀일지도 모른다. 일단 종목을 막론하고 전력이 막강한 팀들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과거 무분별하게 특급 FA(프리에이전트)를 영입해 악의 제국이라고 불리던 뉴욕 양키스부터 르브론 제임스가 합류해 ‘빅3’를 구성한 마이애미 히트, 케빈 듀란트를 영입한 골든스테이트 모두 많은 이들의 원성을 사면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덧붙여 팬들은 이러한 슈퍼팀의 패배에 큰 환호를 보냈다. 올해 휴스턴 또한 여전히 강팀으로 평가받는다. 게릿 콜이 양키스로 떠났지만 현재 전력만 놓고 봤을 때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휴스턴보다 강한 팀을 꼽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즉 다가오는 시즌 많은 이들이 휴스턴의 패배와 몰락을 바랄 것이며 휴스턴은 이기든 지든 화제의 중심이 될 것이다. 심지어 이렇게 팬이 느끼는 감정을 선수들도 표출하고 있다. 실제로 이미 많은 선수들의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사건과 휴스턴 선수들의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는다. 컵스 강타자 앤서니 리조는 지난 3일 시범경기에서 마이크를 부착한 채 ESPN 해설진과 대화를 나누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는 타석에서 해설진을 향해 “누군가 나를 위해 ‘뱅’ 소리를 내줬으면 좋겠다”며 휴스턴의 부정행위를 간접적으로 조롱했다. 선수들에게도 휴스턴전은 각별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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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1월 4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우승 직후 선수들과 취재진 그리고 열호하는 관중들의 모습. <피닉스> 스포츠서울DB



21세기 월드시리즈 최다 시청률을 기록한 경기는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애리조나의 7차전이다. 당시 양키스는 29개 구단 팀들이 증오하는 악의 제국으로 자리를 확고히 했다. 반대로 양키스를 상대하는 애리조나는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았다. 빅리그 최대 빅마켓 양키스 팬들과 양키스 안티 팬들이 TV 앞에 집결한 결과 당해 월드시리즈 7차전 시청률은 23.5%, 시청자 숫자는 4000만명에 근접했다. 미국프로농구(NBA)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0년 여름 많은 이들이 마이애미 유니폼을 입은 제임스를 비난하면서도 마이애미 경기를 시청했다. NBA 사무국은 이번 시즌 시청률이 하락한 원인으로 듀란트의 이적과 스테판 커리의 부상으로 몰락한 골든스테이트를 꼽고 있다. 때때로 질투 혹은 증오가 곧 관심이자 수익이 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국 ESPN은 다가오는 시즌 일곱 차례 휴스턴 경기를 편성해 미국 전역에 중계할 계획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휴스턴 경기 결과를 확인할 것이며 휴스턴의 승리 혹은 패배에 다양한 감정을 표출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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