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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메사(미국 애리조나), 조은혜 기자] 1년 전 송윤준은 마지막을 생각하던 선수였다. 여전히 마지막이라는 절실함은 다름없지만, 지금 송윤준의 눈앞에는 그 전까지 없었던 선명한 출발선이 생겼다.
지난해 가을 독립야구단 파주 챌린저스에서 야구를 하고 있던 송윤준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화 입단 제의였다. 어쩌면 선수로서의 마지막이 눈앞에 있던 그때 기회가 찾아왔다. 2011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2017년 시즌 종료 후 방출됐던 송윤준에게 2년 만에 찾아온 기회였다. 천안 북일고를 졸업한 송윤준의 고향 팀 한화는 그의 유일한 1군 출장 기록 1경기의 상대 팀이기도 했다.
작년 마무리캠프부터 송윤준을 지켜보고 있는 한용덕 감독은 송윤준에 대해 "슬라이더가 좋고 제구도 괜찮다. 슬라이더가 직구처럼 늦게 와서 변하니까 잘만 하면 결정구가 충분히 될 수 있다"며 "스피드만 조금 더 올라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운드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공격적"이라고 평가했다. 좌완 불펜 자원이 많지 않은 사정상 송윤준에게 거는 기대는 더욱 크다.
꿈에 그리던 프로의 문턱을 넘은 송윤준은 다시 들어선 이 세계에 꽃길만 펼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 당장 스프링캠프에서의 자신의 모습도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지만, 그럼에도 송윤준은 "속상해 할 시간도 없다"고 말한다.
-캠프는 생각한대로 잘 치르고 있나.
▲계획하고 왔던 것보단 조금 못 미친다. 스피드나 투구밸런스 등이 작년 마무리캠프 만큼은 나오지 않고 있어 내 페이스를 찾아보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다같이 훈련하는 게 오랜만이라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1년 반 동안 혼자 준비했다. 처음에는 나한테 집중되는 시간이라 그렇게 와닿는 게 없었는데, 1년이 지나다보니까 같이 운동하는 게 더 재밌고 훈련하는 것 같더라. 작년에 독립리그에서 훈련할 때도 진짜 재밌었다. 지금도 똑같은 것 같다. 재밌어서 즐겁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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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한화 입단 제의는 언제 받았나. 들었을 때의 기분은.
▲작년 4월에 파주 챌린저스에 들어갔고, 9월인가 10월 쯤 한화에서 연락이 왔다. 2년 동안 상상만 했었다. 프로에서 뛰는 상상도 했지만 나한테 전화나 통보가 오는 그런 장면을 상상했다. 운영팀장님께 전화를 받고 처음에는 기쁘고 놀란 정도였는데, 가족이랑 주변 사람들에게 전달을 해줬는데 그 분들이 울어서 그때 나도 울었던 것 같다.
-혼자 운동하며 '내가 프로에 갈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을 것 같다.
▲1년 동안 혼자 있을 땐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고양 원더스 프로 1호 선수였던 이희성 선수가 레슨장을 열어서 1년 동안 그 형과 매일 운동을 했는데, 그때는 불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못 가면 어떡하지'로 변하더라. 솔직히 말씀드리면 1년 동안 해볼 거 다 해보고 안 되면 끝을 내기로 작년 1월 1일에 마음을 먹었다. 그때부터는 힘든 게 없었다. 기간을 정해놓고 그 기간이 오면 그만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아까워서라도 하루하루 채워갔던 것 같다.
-더 많은 걸 생각하고 계획했기 때문에 더 기대 못 미치는 걸까.
▲욕심을 내고, 계획대로 해야겠다는 건 초월을 했다. 한 번 나갔다 들어와서 그런가. 그런 건 신경 많이 안 쓰려고 한다. 만약에 캐치볼을 하면 이 캐치볼에만 신경 쓰자는 생각이다. LG에서는 그렇게 야구를 안 했던 것 같다. 지금 걸 해야 거기까지 갈텐데, 먼 곳만 바라보고 '그렇게 되겠지' 하고. 그래도 정민태 코치님이나 한용덕 감독님이 보고 계셔서 그런 지 욕심이 나더라. 힘도 많이 들어가고 나한테 부담을 준 것 같다.
-캠프가 마음처럼 안 돼서 속상한가.
▲속상해 할 시간이 없다. 안 되는 건 받아들인다. 생각보다 못 미쳐서 그렇지, 경기 내용이나 볼 힘은 좋다고 해주신다. 스피드 같은 수치가 아직 안 나온다. 작년에는 쉽게 나와서 좀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준비를 열심히 안 한 건 아니다. '나오겠거니' 했는데 몇 킬로미터가 조금 빠져서 빨리 올리려고 생각하고 있다.
-작년에는 마지막을 생각하다가 올해는 시작을 생각하게 됐는데.
▲맞는 말이지만, 똑같다. 언제 마지막이 올 지 모른다. 빈말이 아니고 올해 내가 못하면 어차피 나가야한다고 생각하고 하고 있다. 기간을 정해놓고 했던 것처럼 하루하루 그렇게 하고 있다. 최선도 다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올해는 어떤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지.
▲1군에서 조금이라도 야구를 하고 싶다. 그래서 가족들과 친구들, 운동을 도와줬던 형 등 나를 응원했던 사람들이 야구장에 오게 해보고 싶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메사(미국 애리조나),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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