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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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양키스 투수 게릿 콜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연간 438억원) 선수로 만든 건 홈플레이트에서 치솟는 평균 시속 156㎞짜리 패스트볼이다. 타자들은 전체 투구 중 절반 이상(51.6%)인 콜의 패스트볼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안타로 만들어낼 확률(지난해 기준 피안타율 0.185)은 극히 낮았다. 지난해 최고 투수 반열에 올라선 류현진의 '커터'와 빅리그 첫 도전에 나선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무실점 삼진 3개로 호투했다. 김광현이 던지는 동안 마이애미 타자들은 1루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이날 김광현을 제외한 모든 동료 투수가 안타를 허용하는 등 8실점했다는 점에서 김광현의 활약이 더 돋보였다.
김광현은 두 차례 시범경기(3이닝 5삼진 1볼넷 무실점)에서 네 가지 구종을 모두 던졌다. 역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중이 높았는데, 결국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나오는 시속 90마일 초중반대 패스트볼과 주 무기가 될 시속 80마일대 슬라이더를 잘 배합하고 컨트롤하느냐가 빅리그 생존 여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중간 형태인 컷패스트볼(커터·cutter)로 보기도 하는데, 이는 김광현의 이 구질이 변화각이 크지 않은 대신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안쪽으로 꺾이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커터가 현 메이저리그의 대세가 됐을 정도로 타자들 눈에 익숙하고 컷패스트볼로 불리기엔 구속이 빠르지 않다는 점이다.
구속 증가를 선택지에서 배제하면 역시 정교한 제구와 다른 구질과의 배합을 통해 예상해도 공략이 어려운 슬라이더를 만들어야 한다. 다행히 타자와 수싸움을 위한 볼 배합은 최고 포수인 17년 차 베테랑 야디어 몰리나에게 어느 정도 의존할 수 있다. 김광현이 시범경기에서 우타자들을 상대로 선보인 안쪽 낮은 코스로 휘는 슬라이더 제구력을 이어간다면 메이저리그 선발 자리를 빼앗기긴 어려울 전망이다.
체인지업 장인에서 커터 장인으로 거듭난 류현진은 불방망이 팀들이 모인 아메리칸리그에서 다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커터의 장착과 연마 이후 지난해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오랜만에 부상 우려가 없을 정도로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터 활용은 역시 볼 배합에 달렸다. 지난해 류현진의 커터는 피안타율 0.285로 그다지 좋지 못했다. 다만 류현진이 커터를 장착함으로써 다른 구종의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의 포심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데뷔 해인 2013년 0.261, 2014년 0.299였지만 커터를 섞어 던지기 시작한 2018년과 2019년 각각 0.200, 0.222로 크게 낮아졌다. 체인지업 피안타율 역시 2014년 0.309까지 떨어졌고 지난 2시즌 동안은 1할대에 불과했다. 커터 활용을 통해 다른 구종 가치를 크게 끌어올린 류현진의 2020시즌 전략이 기대된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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