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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SPO in 플로리다] “광현, 사인해주세요!” 로맥의 빛난 의리, 김광현은 마냥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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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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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주피터(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광현! 사인해주세요!”

19일(한국시간) 라이브피칭을 위해 클럽하우스를 나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은 사인을 해달라는 익숙한 한국 인사에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내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아챈 뒤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훈련 이동 중이라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김광현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묻어났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제이미 로맥(34·SK)이었다.

로맥은 아침 일찍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열리는 로저 딘 스타디움을 찾았다. 한국 취재진들도 로맥의 ‘깜짝 방문’에 놀랐다. 김광현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피칭을 위해 이동했는데, 로맥은 30분 이상 클럽하우스 문 앞에서 김광현의 얼굴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그리고 이날 김광현의 라이브피칭을 모두 본 뒤 자리를 떴다.

의리였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유유히 훈련장에 나타난 로맥은 “오늘은 SK의 휴식일이다. 김광현과 트레이 힐만 감독(현 마이애미 코치)을 보기 위해 주피터에 왔다”고 설명했다. 세인트루이스와 마이애미는 경기장을 같이 쓴다. 로맥은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중 김광현을 꼭 한 번 찾아가겠다고 약속했고, 전날 개인적으로 연락해 “내일 가겠다”고 연락했다. 김광현도 로맥의 의리에 고마워했다.

오랜 마이너리거 생활 끝에 메이저리그에 올라간 경험이 있는 로맥은 김광현의 성공 가능성을 자신했다. 로맥은 “김광현은 큰 경기에 강한 선수다. 한국 야구는 굉장히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데, 김광현은 금요일 밤 경기를 맡길 수 있는 투수”라고 치켜세우면서 “그는 국제대회에서도 뛰었다. 부담감에 대처하는 능력이 시험대에 섰는데 항상 성공했다. MLB에서 통할 기량을 가지고 있고, 세인트루이스에는 좋은 계약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인트루이스의 좋은 클럽하우스 전통이 김광현의 적응을 도울 것이라는 의견도 드러냈다.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도 뛰었던 로맥은 “아주 높은 기대치를 가진 구단이고, 뛰어난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구단”이라면서 쉴트 감독에 대해서도 “정말 엄청난 사람이다. 트레이 힐만 감독과 비슷한 성격이다. 차분하지만 경쟁심이 있고 불같은 성격을 보여줄 때도 있다”면서 쉴트 감독과 김광현의 호흡이 잘 맞을 것이라 분석했다.

다만 로맥은 김광현과 오랜 시간을 가지지는 못했다. 김광현은 라이브피칭이 끝난 뒤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해야 했고, 로맥은 그 사이 마이애미 훈련장으로 자리를 떴다. 김광현은 “인터뷰도 해야 하고, 운동도 해야 해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니 로맥은 ‘상관 없다’고 하더라”고 미안해하면서 “여기 시즌이 끝나면 한국도 거의 마지막일 것 같은데, 한국에 가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로맥과 친정팀 SK의 선전을 고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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