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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테니스 간판’ 정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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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2018년 1월 열린 메이저 테니스대회 호주오픈 남자단식 4강전에서 기권패를 한 정현이 기자회견에서 기권할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을 털어놓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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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테니스 간판 정현(24·세계랭킹 139위)의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최근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에 나서는 국가대표로 이덕희(218위), 남지성(245위), 정윤성(328위), 송민규(983위), 정홍(1326위) 등 5명을 선발했다”고 발표했다.

정현은 도쿄올림픽 이전에 열리는 마지막 데이비스컵 출전 명단에 빠지면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추지 못하게 됐다.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에는 64명의 선수가 출전한다. 오는 6월 초 세계랭킹 기준 상위 56명과 대륙별 안배 원칙에 따라 할당된 8명이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정현은 2018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등에 주어지는 대륙별 안배 출전 선수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에 정현은 투어대회에 출전해 현재 139위인 랭킹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지만 이마저도 손바닥 건염 부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세계랭킹 상위 자격으로 출전하는 선수들의 경우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부터 올해 사이에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최소 3회 이상 출전해야 하는 의무 규정이 있다.

정현은 2017년 두 차례 데이비스컵에 나섰으나 이후 출전 기록이 없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도쿄올림픽 출전자격에 필요한 데이비스컵 3회 출전 못 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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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2018년 1월 24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미국의 테니스 샌드그렌과의 준준결승에서 2세트도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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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테니스협회는 국가대표 선수에게 연습과 경기 때 협회 후원사인 아디다스 경기복과 운동화를 착용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비스컵 출전 시 정현은 아디다스 의류와 운동화를 착용해야 한다.

그러나 정현은 의류는 라코스테, 운동화는 나이키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어 협회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발 부상이 잦은 정현은 나이키로부터 발바닥 물집을 예방하는 맞춤형 운동화를 제공받고 있다.

앞서 정현은 지난해 11월 한 행사에서 “데이비스컵에 뛰려면 협회 후원사 의류와 신발을 착용해야 하는데 저는 발 부상 때문에 다른 신발을 신을 수 없어서 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의료상의 사유로 협회 후원사의 테니스화를 착용하지 못할 경우 협의 후 타제품의 상표를 전부 가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며 “단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는 협회 후원사 경기복과 경기화 착용 의무가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선수는 개인 제품을 사용할 수 있지만 정현의 경우 현재 랭킹이 50위권 밖이라 협회 후원사 제품을 착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현 소속사 IMG 코리아 관계자는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는 협회 옷을 입더라도 경기에서는 개인 후원 제품 착용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가 경기 중 나이키 로고를 가리고 뛰면 된다고 하지만 프로 선수에게 후원사는 중요한 부분이고 상표를 가리는 것은 글로벌 기준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협회와 이견을 좁히지 못한 정현은 결국 3월 데이비스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해당 대회 3회 출전 기록을 충족시키지 못해 오는 7월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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