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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프로배구 V리그

하이파이브 대신 소독제… 상승세 탔던 농구·배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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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늘고 시청률 올랐었는데 관중석 절반 가까이 비기도

출입구마다 열화상 카메라… 치어리더도 마스크·장갑 착용

선수와 사진찍기 이벤트 없애

2일 오후 4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 홈 구단 GS칼텍스가 가족 단위 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한 '패밀리 데이'였지만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는 많지 않았다. 1, 2층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됐고,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찬 바람을 고려해 체온이 30도 이상으로 감지되는 사람은 의료진이 따로 불러 체온을 쟀다.

GS칼텍스 마스코트 킥순이와 킥시는 입구에서 관중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대신 손 소독제를 들고 서 있었다. 구단 관계자는 "손 소독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 어렵게 두 박스를 구해 경기장 곳곳에 비치했다"고 말했다. 치어리더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채 두 손을 흔들며 팬들을 맞았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이 불가능했다. 구단은 마스크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팬들에겐 KOVO(한국배구연맹)로부터 제공받은 마스크를 나눠줬다.

조선일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겨울 실내 스포츠 풍경을 바꿨다. 왼쪽 사진부터 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어린이 팬에게 손 소독제를 짜주는 전주 KCC의 마스코트 '이지스',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를 보는 관중,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출입구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여부를 검사받는 입장객들. /전주 KCC·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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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남자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LG의 경기가 열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도 마스크 쓴 팬들이 입장을 기다리며 긴 줄을 섰다. 농구 관중 역시 모두 열화상 카메라와 발판 소독기를 거쳐 갔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수동(44)씨는 "걱정되기는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잘 씻으면 문제없을 것 같아 경기장에 왔다"고 했다. 12세 아들과 함께 온 송유진(44)씨는 "집에만 있으려니 너무 답답해서 나왔다. 아들에게 경기장 물건은 만지지 말고 손을 자주 씻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관중 수와 시청률 모두 상승세를 타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직격탄을 맞아 긴장하고 있다. 실내에 많은 관중이 밀집하는 특성상 만반의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흥국생명 등 배구단들은 선수와 관중이 함께 사진 찍거나 손을 마주치는 이벤트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취소했다. KOVO 관계자는 "경기장 내 예방 수칙 포스터를 붙이고 관련 영상을 경기 중 상영하는 등 지속적으로 경각심을 주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주시해 필요 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는 HF(하이파이브)석을 구매한 팬들에게 해오던 선수와 손 마주치기 이벤트를 미니 사인볼 증정으로 대체했다. DB의 경우 일부 재활용하던 응원 피켓을 지난달 30일 모두 새것으로 교체했다. KBL은 지난달 29일 정부 지원으로 구입한 마스크 7만 장과 함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 조치 매뉴얼을 전 구단에 배포했다. KBL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정규리그 중단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관중 수는 한풀 꺾인 추세다. 올 시즌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 경기는 두 차례 만원 관중(지난해 12월 8일 흥국생명전 4200명, 지난달 16일 현대건설전 4156명)이 들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인삼공사전엔 올 시즌 최소인 1930명이 입장했고, 2일엔 2712명을 기록했다. 이날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홈 경기 관중은 3933명이었다. 지난달 27일 오리온전 4037명, 지난해 12월 15일 삼성전 5682명에 비해 감소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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