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김연경이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태국과의 결승경기에서 환호하고 있다. [사진 국제배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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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근 부상도, 허리 통증도, 김연경(31·엑자시바시)을 막을 순 없었다. 여자 배구 대표팀이 김연경의 활약을 앞세워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세계랭킹 8위)은 12일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결승전에서 태국(14위)을 세트 스코어 3-0(25-22, 25-20, 25-20)로 꺾었다. 약 4000명의 태국 응원단이 일방적인 응원을 보냈지만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 2016 리우 올림픽에 이어 3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사실 경기 전 대표팀에 대한 시선은 불안했다. 태국이 워낙 껄끄러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최근 10경기에서 태국에게 3승7패로 밀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준결승 등 중요한 무대에서도 종종 발목을 잡혔다. 결정적으로 주장이자 팀의 중심인 김연경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김연경은 조별리그에선 가볍게 1~2세트를 소화하기도 했으나 11일 열린 대만과 준결승에서 결장했다. 태국 현지 병원을 찾아 정밀 검진을 받기도 했다.
복근이 찢어졌고, 지난해부터 괴롭힌 허리도 좋지 않았다. 소속팀에서 세계클럽선수권, 유럽배구연맹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하는 등 강행군을 소화해 대표팀 합류 직전엔 체력도 떨어진 상태였다. 훈련도 100% 하지 못했지만, 벤치에서도 김연경은 웃으며 팀원들을 독려했다. 라바리니 감독을 비롯한 외국인 코칭스태프의 말을 선수들에게 통역하기도 했다. 랠리 하나가 끝날 때마다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
김연경은 결승에서 선발 출전했다. 진통제를 먹고 코트 위에 섰다.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올림픽을 위해 투지를 불살랐다. 가장 중요한 20점대에선 여지없이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태국 코트에 꽂혔다. 태국의 까다로운 서브도 척척 받아냈다. 192㎝ 장신을 살린 블로킹도 빛났다. 몸을 날리는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으며 양팀 통틀어 최다인 22점을 올렸다.
김연경이 가세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날개를 달았다. 김수지-양효진 미들블로커진은 높이에서 태국을 제압했다. 이재영은 17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김연경의 부담을 덜었다. 김희진도 날카로운 서브와 타점 높은 공격을 선보였다. 베테랑 리베로 김해란과 세터 이다영도 자기 몫을 해냈다. 1세트 초반 태국의 뛰어난 수비에 열세를 보이긴 했지만 3-0 셧아웃으로 승부를 지었다. 경기를 마무리짓는 득점도 김연경이 올렸다. 김연경은 경기 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팀원들에게도 고맙다. 올림픽에 진출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예선을 통과했지만 끝은 아니다. 김연경의 진짜 목표는 '올림픽 메달'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과 동메달결정전에서 패해 4위에 머물렀다. 당시 김연경은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나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4년 뒤 리우 대회에서도 8강에서 네덜란드에 져 탈락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 전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올림픽이다. 꼭 본선 티켓을 따 메달까지 목에 걸고 싶다"고 했다. 김연경의 진짜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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