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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폭행 사건’에 무거웠던 LG의 새해 첫 풍경…대표·감독·주장·맏형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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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8일 열린 LG 트윈스의 신년 하례식 ‘공기’는 무거웠다. 새해 벽두부터 불미스러운 일이 알려지면서 참석자의 표정은 밝을 수 없었다. 대표이사는 물론 감독, 주장도 한 목소리를 냈다.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시끄러웠던 LG의 2019년 초였다. 1년 후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지난 2일 LG 투수가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A씨는 2019년 12월 29일 서울 이촌동에서 여자친구와 다투던 B투수를 말렸다가 폭행을 당했다. B투수는 수차례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행동으로 구단은 물론 프로야구의 품위를 손상했다. 가뜩이나 위기로 흥행 적신호가 켜진 프로야구다. 야구팬은 또 등을 돌렸다.
매일경제

류중일 LG 감독은 8일 신년 하례식 종료 후 선수단을 소집해 경각심을 심어줬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하하호호 웃으며 덕담을 나눌 상황이 아니었다. 이규홍 LG 대표이사는 선수단 앞에 서서 단호한 목소리로 “폭력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구단의 이미지를 실추했다. 야구팬은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 깊은 충격과 상실감을 안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프로야구 선수 신분을 망각하지 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자세를 견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년 하례식이 끝나자마자 류중일 감독이 선수단을 소집해 ‘미팅’을 가졌다. “유니폼을 벗을 수 있으니 조심하라”라고 경각심을 심어줬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뭉친 선수단 분위기는 침울할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경찰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으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인 뒤 “(오늘 선수단에)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충격이 컸던 선수단이다. 개인 한 명의 잘못된 행동으로 폭풍이 일어났다. 주장 김현수도 “정신 차려”라고 외쳤다.

김현수는 “좋지 않은 일인 만큼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한 명의 잘못으로 모두가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물론, 사생활을 누구든지 관여하면 안 된다. 그렇지만 사생활에 대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엄벌을 받았던) 본보기가 있는 데도 사고를 친다는 건 분명 잘못된 것이다. 우리는 개인이 아니라 단체다”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올해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는 맏형도 질타했다. 박용택은 “교육 횟수를 늘리고 처벌을 강화한다 해도 개선되는 게 아니다. 각자가 왜 이런 행동을 해야 하거나 안 해야 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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