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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세트피스 덕에 졸전 면한 벤투호, 승리에도 남은 씁쓸한 뒷맛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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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파울루 벤투 감독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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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드주경기장=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벤투호가 홍콩전 승리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과정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 홍콩과 1라운드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황인범의 프리킥 선제골과 나상호의 추가골을 앞세워 동아시안컵 3연패를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약체 홍콩을 상대로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그간 벤투호의 문제점으로 지목된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은 경기 내내 홍콩을 몰아붙이며 일방적인 공격을 펼쳤지만, 답답한 모습은 지울 수 없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측면을 활용해 홍콩의 골문을 노렸지만, 밀집 수비에 막혀 애를 먹었다. 한국은 단순한 볼 점유율만 높았지 효과적이지 못했다. 제대로 된 슈팅은 전반 20분 황인범이 때린 발리 슈팅뿐이었다. 오히려 적은 기회 속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홍콩의 역습이 날카로웠다. 전반 27분 코너킥을 끊어내며 빠른 역습으로 돌변한 홍콩은 세 명의 공격수들의 간결한 패스에 이어 제임스 하가 한국의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하며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힘이 약했다.

한국이 공격을 하고 홍콩이 수비만 하는 상황이 이어지던 중 전반 추가시간 황인범이 프리킥 골을 넣으며 간신히 리드를 잡았다. 후반전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리드를 뺏긴 홍콩은 여전히 두 줄 수비를 고집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16분 문선민을 빼고 윤일록을 투입하면서 2선에 변화를 줬다. 윤일록 투입 이후 제대로 된 공격 전개에 이른 슈팅이 나왔다. 후반 26분 왼쪽 측면으로 쇄도한 윤일록이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중앙으로 낮고 빠른 땅볼 패스를 시도했다. 중앙으로 침투한 이정협이 발을 뻗었지만 위로 뜨고 말았다.

터질 듯 말 듯 했던 추가골 역시 세트피스에서 터졌다. 후반 37분 황인범의 코너킥이 김보경을 거쳐 나상호에게 전달됐다. 나상호가 헤더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면서 확실한 승리를 가져왔다. 세트피스 집중력을 살린 한국은 완승에도 웃을 수 없었다. 물론 세트피스도 약속된 계획의 일부로 폄하하거나 깎아내릴 순 없지만, 개운하지 않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경기 종료 후 벤투 감독도 이날 경기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벤투 감독은 "정당한 승리라고 생각하지만, 전반전에는 부진했다. 오늘 경기 전체적으로 우리가 지배한 경기였지만, 전반전 경기력에 만족할 수 없었던 건 사실"이라면서 "중국전에는 오늘 경기, 특히 전반전에 부진했던 것보다는 나은 경기를 펼쳐야 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한국은 비록 승리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이 밀려온 경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떨어지는 홍콩에 필드골 없이 세트피스로만 두 골이 나온 것은 아쉽다. 결과는 만족할만 하나 내용적인 측면은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번번이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상대의 밀집 수비에 애를 먹고 있다. 벤투 감독이 말한 빌드업과 높은 볼 점유율은 의미없는 볼 소유에 지나지 않고 있다. 대회 3연패을 향한 순항이 계속될지 더불어 중국전에서는 변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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