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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일사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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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2국<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펑리야오 六단

조선일보

〈제1보〉(1~16)=요즘은 확실히 백번(白番)을 선호하는 기사가 많아졌다. 상대에게 선착(先着) 권리를 주는 대가로 받는 '세금'이 6집 반이면 괜찮은 조건이라고 본다는 뜻이다. 세계 최정상권인 커제 같은 기사는 백번 승률이 흑번 승률을 압도한다. 앞서 소개한 판에서 신진서가 홀짝을 맞춰 백을 선택하더니, 이 바둑의 박정환도 상대가 틀리자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백돌이 담긴 통을 끌어왔다.

초반 정석이 정형화된 탓에 진행도 빠르다. 처음부터 변화를 구하는 대신 안정적으로 틀을 짜고 중반 전투 때 시간을 쓰겠다는 생각이 모두에게서 읽힌다. 5로 걸치는 데까지 합계 1분도 안 걸렸다. 6은 요즘의 '대세'. 그러자 7의 삼삼 침공이 이어졌다. 상대가 어느 쪽으로 막느냐에 따라 다음 작전을 세우겠다는 속셈이다.

8로 막자 14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8로 9 쪽에서 막으면 참고 1도가 예상되는데 이것도 훌륭한 한판이다. 12는 온건하고 여유로운 수. 이 수로 참고 2도 1로 젖히면 급전이 된다. 12까지는 자주 등장하는 실전례 중 하나. 14로 두텁게 늘어두고 15의 굳힘을 기다려 백도 16으로 삼삼에 뛰어든다. 눈 깜짝할 새 4귀의 골격이 짜였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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