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이슈 MLB 메이저리그

[데이터로 보는 야구] 장단점 뚜렷한 김재환, MLB 진출 어떨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두산 베어스 붙박이 4번 타자 김재환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KBO리그 선수로는 13번째, 타자로 한정하면 2014년 강정호, 2015년 박병호, 손아섭, 황재균에 이어 다섯 번째 포스팅 신청이다.

2008년 데뷔한 김재환은 지난 11월 2019 WBSC 프리미어 12를 통해 FA 등록일수를 채워 포스팅 신청 자격을 충족했다.

김재환의 도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MLB에서도 충분히 통할만한 기량과 파워를 갖췄다란 평가와 아무리 그래도 메이저리그는 무리라는 의견이 공존한다. 결과는 나와 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고, 국내에서도 KBO리그를 지배할만한 성적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스포츠월드

분명 김재환은 장점이 많은 뛰어난 타자다. 자타가 공인하는 파워 외에도 빠른 공에 대처하는 능력이 준수하다.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으려면 150km 이상의 공을 칠 수 있어야 한다. 메이저리그 속구는 우리나라 속구 평균보다 7~8km 빠르다. (2018년 기준 MLB 속구 평균 150~151km, KBO 속구 평균 142~143km)

최근 2개년 기록을 살펴보았을 때 김재환은 150km 이상 속구 대처 능력에서 합격점을 줄 만 하다. 자신의 기본 성적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타율과 출루율은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 투수 상대 기록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투수들과의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최근 KBO리그 수준이 올라가면서 MLB를 경험해본 외국인 투수가 많아진 점, 외국인 투수는 보통 국내 투수진보다 기량이 좋다는 점, 때문에 대부분의 타자가 외국인 투수를 상대로는 기록이 떨어진다는 점 등을 볼 때 어느 정도 간접적인 비교와 유추가 가능하다.

스포츠월드

외국인 투수가 각 팀의 1·2선발을 맡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한 성적이다. 하지만 앞선 두 사례에서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 발견된다. 바로 장타율의 저하다.

일반적으로 하위 리그에서 상위 리그로 진출하는 타자가 겪는 어려움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파워는 통하지만 공을 맞히기 힘들어하는 경우다. 이 때 타자는 타수당 홈런 수는 유지하지만 타율의 급격한 저하를 겪는다. 힘은 충분하지만 상위 리그의 더 빠른 공과 더 커진 변화각에 적응하지 못 한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떻게든 공을 맞추지만 장타율이 급감하는 경우다. 타율과 출루율은 유지하지만 단타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난다.

스포츠월드

김재환은 150km 이상 속구를 상대로 타율과 출루율은 올라갔지만 장타율이 급락했다. 외국인 투수 상대로도 장타율이 떨어지고 땅볼 비율이 증가했다. 김재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단타의 비중이 늘어나는 두 번째 모습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유의 파워를 보여주지 못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포츠월드

게다가 김재환은 장점이 많은 만큼 약점도 뚜렷한 타자다. 변화구 중에서도 브레이킹볼 계열, 커브와 슬라이더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존 아래쪽으로 떨어지는 유인구 성향의 브레이킹볼에 매우 취약했다. 몸 쪽,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떨어지는 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스포츠월드

2018~2019시즌 전체 기록과 비교하면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일반적인 타자는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 떨어지는 유인구 상대로 출루율이 0.300~0.450 사이에 형성된다. 볼이므로 타율은 높기 힘들지만 골라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환은 떨어지는 공을 상대로 출루율이 2할5푼을 넘지 못 했다. 이는 대부분 헛스윙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같은 존의 속구 상대 기록과 매우 대조적이다.

스포츠월드

메이저리그는 변화구의 각이 더 크고 예리하다. 데이터에도 능통하고 약점 공략 또한 확실하다. 약점이 뚜렷한 김재환이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진출하더라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 했다. 장점뿐만 아니라 보완점 또한 알아야 대등한 싸움이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미국 메이저리그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힘든 무대다.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해야 한다. 철저한 대비만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자료제공 (주)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