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출연으로 원정 경기에 홈팀보다 응원 소리 더 커
현주엽 LG 감독 |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원래 서울 원정에는 이상민 삼성 감독의 팬분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더라고요."
프로농구 창원 LG가 '전국구 구단'으로 떠올랐다.
8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창원 LG 경기에는 원정팀인 LG가 득점할 때마다 훨씬 큰 환호성이 관중석에서 터져 나왔다.
전날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LG전에서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팬들의 함성만 들어서는 어느 팀이 홈이고 어디가 원정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실제로 이날 잠실에는 3천182명이 입장했는데, 이는 이번 시즌 삼성 홈 경기 최다 관중이었고, 전날 오리온 홈 경기에도 시즌 개막전 다음으로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또 11월 초 인천 전자랜드와 LG의 인천 경기에는 6천895명이 들어왔는데 이 역시 이번 시즌 인천 최다 관중 기록이다.
원정팀 'LG 효과'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수치다.
LG는 비시즌 기간 TV 예능 프로그램에 현주엽 감독을 비롯한 김시래, 조성민, 강병현 등 선수들이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친숙해졌다.
그 덕에 이번 시즌 LG가 원정을 가는 경기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팬이 들어차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LG가 이날 삼성을 75-72로 물리쳐 7승 13패가 됐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동 9위일 만큼 성적이 부진한데도 LG 기사 댓글에는 대부분 '힘내세요'라거나 '다음 경기는 잘 될 거예요'라는 격려성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시즌 초반에는 '농구는 제대로 안 하고 방송에 출연하니 성적이 나겠느냐'는 비난 댓글도 달렸지만 이런 댓글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LG 김시래의 돌파. |
현주엽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이긴 뒤 "삼성 원정에는 이상민 감독 팬분들이 많았는데 오늘은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더라"며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열심히 노력해서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시래 역시 "선수들도 다 느끼는 부분"이라며 "특히 수도권 원정을 오면 마치 홈 경기처럼 할 수 있을 정도로 응원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김시래는 "좋은 결과를 자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앞으로는 재미와 승리로 보답해 순위도 중상위권으로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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