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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예계 방송 조작 의혹

先 데뷔 멤버 지정·後 투표수 조작…대범한 ‘프듀’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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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프로듀스X101 포스터와 구속된 안준영 PD.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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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결과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엠넷(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프듀)' 제작진이 시즌마다 대범하게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작진은 2016년 방송된 ‘프듀’ 시즌 1에서는 1차 탈락자의 투표 결과를 임의로 변경했지만, 이듬해 시즌 2에서는 최종 데뷔조 선발에서 특정 연습생의 득표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시즌 3·4는 제작진이 최종 데뷔 그룹을 미리 정해둔 다음 조작된 득표수를 끼워 맞추는 방식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5일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프듀 시리즈의 제작을 총괄한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는 2017년 진행된 시즌 2의 온라인 및 생방송 문자투표 결과에 나온 A 연습생의 득표수를 조작했다.

검찰은 A 연습생이 최종 데뷔 조인 상위 11명에 포함됐지만 이같은 조작으로 11위 밖으로 밀려났다고 파악했다.

A 연습생의 자리는 11위 밖에 있던 B 연습생에게 돌아갔다. 김 CP는 데뷔 조가 아니었던 B 연습생의 순위를 데뷔 조에 포함되도록 끌어올린 후 조작된 결과를 방송에 내보냈다.

이러한 투표 조작으로 데뷔한 멤버는 그룹 '워너원'의 멤버로 2017년 8월부터 약 1년 6개월 동안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프로그램 제작을 맡았던 안준영 PD는 시즌 2의 1차 탈락자 결정 당시 순위를 조작해 합격자와 탈락자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안 PD는 시즌 1의 1차 탈락자 결정 과정에서도 투표 결과를 임의로 바꿔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CP와 안 PD의 투표 조작은 시즌 3, 4에 들어 더욱 대담해졌다.

공소장에는 두 사람이 시즌 3 최종 데뷔 조의 사전 온라인 투표 중간 결과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나오지 않자, 방송 전에 데뷔할 연습생 12명을 미리 정해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이들은 미리 뽑아둔 12명의 순위를 임의로 정한 후, 순위에 따른 연습생별 득표 비율까지도 정해두고 합산된 투표 결과에 각각의 비율을 곱하는 방법으로 득표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은 이후 진행된 시즌 4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최종 데뷔 조 11명의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이 연예 기획사로부터 향응을 받은 혐의도 포착됐다.

안 PD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등에서 연예기획사 관계자 5명으로부터 47회에 걸쳐 총 4683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기획사 관계자들이 자사 연습생들의 방송 분량 및 편집에서 혜택을 받기 위해 이러한 향응을 제공했다고 보고 안 PD에게 배임수재 혐의 등을 적용했다.

엠넷의 프로듀스 시리즈는 아이돌 연습생이 출연해 시청자 투표를 많이 받은 순서대로 아이돌로 데뷔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7월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유력 데뷔 주자로 예상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청자들 역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엠넷 소속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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