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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현장 인터뷰] 박주호, "벤투호의 방향성, 이어지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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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한준 기자] "오랜만에 들어갔지만 낯설지 않았던 것 같아요."

홍철이 부상으로 빠지자 파울루 벤투 감독은 11월 A매치에 박주호(32, 울산 현대)를 소집했다. 레바논과 월드컵 예선전, 브라질과 친선 경기 모두 벤치를 지켰지만 박주호는 "훈련도 즐겼다"고 했다.

박주호는 2019년 1월 AFC 아시안컵 본선 엔트리에 들지 못한 뒤로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18년 10월 16일 파나마와 친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었고, 그해 11월 20일 우즈베키스탄과 친선 경기에 39번째 A매치에 나선 뒤 1년 만에 태극 마크를 달았다. 40번째 출전은 아직 기약이 없다.

훈련만 하고 돌아왔지만 박주호는 아직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고 말했다. 벤투호 초기를 함께 한 박주호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11월 A매치를 겪은 뒤 "오랜만에 들어갔지만 낯설지 않았던 것 같다"며 "팀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었다"며 연속성 있게 팀이 운영되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갑작스런 대체 발탁이었지만 박주호는 "대표팀 분위기를 잘 알기 때문에 들어가서 보면 내가 어떤 부분을 기여해야될지 느낌이 온다. 운동장안밖으로 선수들과 소통을하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했다. 벤치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한 박주호는 욕심을 내려놨지만 11월 발탁이 자신의 마음을 움직인 또다른 계기가 됐다는 점도 솔직히 말했다.

"대표팀에 대한 마음을 많이 내려 놓은 상태였지만 오랜만에 들어가니 역시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선수로서 영광스러운 자리인 거 같아요. 기회를 잡는다기보다는, 대표팀에 소집된 기간동안 훈련도 생활도 미련없이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내년에도 카타르월드컵을 향한 많은 경기들 중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해서 몸을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유지하는 게, 저한테도 그렇고 시즌을 준비하는입장에서도 그렇고 중요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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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지만, 울산에서 K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것은 일상이다. 28일 오후 박주호와 인터뷰를 가진 배경은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동해안 더비 미디어 데이가 열렸기 때문이다. 울산은 12월 1일 오후 3시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에 지지만 않으면 2019시즌 K리그1 챔피언이 된다.

2018년 울산에 입단하며 K리그 무대를 밟은 박주호는 자신의 프로 경력에 네 번째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2009년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J리그 우승, 2011-12시즌과 2012-13시즌에 FC 바젤에서 스위스 슈퍼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해 마인츠05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빅리그를 경험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2018년 FIFA 러시아 월드컵에도 참가한 박주호는 현재 울산 선수단에서 국제 경험이 가장 풍부한 선수다.

모든 것이 걸린 최종전의 경험을 묻자 박주호는 "2009년에도 한번 있었다. 마지막 경기에 우리가 비길 경우 우승을 놓치고, 꼭 이겨야 우승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그때도 결국 우승을 했다"고 했다. 박주호는 우승을 위해 중요한 것은 주전과 비주전 선수 사이에 간격이 있어선 안된다고 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선 선수단 모두가 같이 한 방향으로 가는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경기를 뛰는 11명의 선수 외에 뒤에 있는 선수들의 힘이 중요하다. 우승하는 팀을 보면 항상 그 안에서 모든 선수가, 경기 나가든 선수든 아니든,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을 위해 희생해주고, 자기에게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항상 보여줬다. 그런 한명 한명의 힘이 우승으로 이어졌던 기억이 있다. 올시즌 울산도 그런 모습이 이어졌다. 모든 선수가 그런 마음으로 경기하고 준비하고 있다.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박주호는 울산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 중 한 명이지만, 2019시즌 울산의 확고한 주전으로 뛰지 못했다. 부주장직을 맡고 있지만 뒤에 있는 선수에 가깝다. 2018시즌 입단 초기에는 측면과 중원, 전방까지 오가며 팀 전체를 이끌었으나 월드컵에서 부상을 입고 돌아온 뒤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박주호는 37라운드까지 리그 22경기에 출전했고, 선발 출전은 18차례였다. 주장 이근호도 부상 등이 겹쳐 리그 경기 출전이 18경기, 선발 출전은 14경기에 불과했다. 37라운드 전북 현대전에 둘은 모두 벤치를 지켰다. 그런 이근호와 박주호가 뒤에 있다보니 선수들은 못 뛴다고 불평할 수 없었다.

"아쉽지만 저희가 무언가를 티 내기 시작하면 팀이 분명히 안 좋은 상황으로 이어질 걸 알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주장 근호 형을 필두로 저 역시도 '같이 희생을 하자.' 개인 보다 팀을 우선시 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고맙게 따라와주는 거 같고. 뛰는 선수들도 뒤에 있는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 같고 있고. 뒤에 있는 선수들도 잘 따라오는 거 같아요."

울산은 자력 우승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박주호는 여전히 왕좌에 있는 팀이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고, 울산은 도전자라며 방심과 자만을 경계했다.

"우승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아직 우승한 게 아닙니다. 모든 선수가 차분하게, 상대팀이 라이벌 팀이지만 존중하면서 최선을 다했을 때 결과를 잡을 수 있어요. 아직도 우리는 도전자이기 때문에, 왕좌에 오르기 위해선 더 노력해야 하고, 선수단 모두가 한발, 한 명의 선수가 한발 두발 뛰는게 아니라 뒤에 준비하는 선수가 다같이 뛰어야 우승할 수 있어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뻔한 일이지만 다같이 차분하게, 조금더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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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는 2018시즌 K리그에 데뷔한 이후 현재까지 두 시즌동안 39경기를 뛰었으나 공격 포인트는 도움 1개가 전부다. 대표팀 데뷔골도 꽤 늦게 기록한 박주호는 올 시즌 안에 득점할 수 있을까? 포항전에 득점이 나온다면 극적일 수 있지만 박주호는 집착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기회가 오면 성공하겠다는 의지는 없지 않다.

"득점 욕심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작년 초에는 월드컵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욕심을 냈다면 올해는 좀 더 팀을 위해 희생을 하자. 제 성향 자체가 득점을 만들기 보다는 빌드업이나 찬스의 시발점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또 팀에 올해는 굉장히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까, 개성 강한 선수들이 많을 수록, 그 안에서 다른 선수들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안보이는 곳에서 힘을 쏟아야 하는 선수들이 있는데, 부주장으로 그런 역할을 하자는 마음으로 임한 시즌이었어요. 물론 어시스트에 대한 개인적인 욕심도 있고, 골에 대한 생각도 갖고 있지만 팀으로 결과를 내고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박주호의 본 포지션은 레프트백이지만 중앙 미드필더로도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부터 수준 높은 경기를 했고, 울산 입단 이후에도 미드필더로 더 빛났다. 미국 대표 출신 미드필더 믹스 디스커루드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포항과 최종전에 박주호는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주호도 "최근 3경기는 미드필더 자리에 교체로 들어 갔었다. 시즌 내내 미드필더로도 뛰고 사이드백도 보고, 두 포지션을 계속 준비했기에 어느 자리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거 같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며 포항전에 어느 자리에 기용되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박주호는 포항전의 해결사가 될 선수로 '김인성'을 주목했고, 올해 울산이 우승한다면 김인성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김인성 선수가 해결해줄 것 같아요. 이번에 대표팀도 승선해서 좋은 기운 이어가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성아, 해줬으면 좋겠어.' 우리가 3-1로 이기고, 인성이가 그 세 골 중 많은 골을 차지했으면 좋겠어요."

미디어 데이에 김인성 이야기를 많이 한 이유를 묻자 박주호는 김인성이 실력에 비해 조명을 못받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인성이가 4년 동안 (K리그) 시상식에 계속 참석했는데 상은 못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베스트11에 들려면 큰 임팩트가 필요한데 이번에 대표팀에도 들어왔고. 다른 선수들은 매 시즌 잘했고, 결과를 냈던 선수들이 잘해왔다면, 올해는 (김)인성이가 프로에 와서 최다 골, 최다 포인트를 했더라고요. 결승골, 의외의 골, 중요한 골도 많이 넣었고요. 그런 만큼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고, 다른 선수들에 비해 우리 공격진에서 많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어요. 인성이가 그렇게 해주면 팀의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 같아요."

박주호의 기대대로 김인성의 골이 터지고, 박주호의 어시스트 혹은 K리그 첫 골과 함께 울산이 14년 만에 K리그 챔피언이 될 수 있을까? 12월 1일 오후 3시. 나은이 아빠, 건후 아빠가 아닌 박주호가 다시 그라운드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축구회관, 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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