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인태. 사진 | 윤소윤기자 younwy@sportsseoul.com |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 외야수 김인태(25)가 의미 있는 시즌을 마무리했다.
‘기적의 한 해’를 보냈던 두산의 순간에는 늘 김인태가 있었다. 올시즌 두산은 시즌 마지막 날까지 선두 자리를 놓고 SK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마지막 경기인 NC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승을 거둔 끝에 정규시즌 우승컵을 품에 안았고, 이는 한국시리즈(KS) 6번째 우승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당시 김인태는 4-5로 뒤진 8회 2사 1루에서 동점 3루타를 쳐냈다. 이 득점으로 분위기를 가져온 두산은 6-5로 승리했다.
지난 18일 두산 마무리 훈련 현장에서 만난 김인태는 “시즌 초반에는 불안하게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팀과 함께 하면서 KS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고 웃었다. 정규시즌 우승의 순간도 회상했다. 그는 “저도 제가 칠 줄 몰랐다. ‘안타 쳐서 찬스 연결은 해야지’ 정도로 생각했는데, 결정적인 타점을 올릴 줄은 전혀 몰랐다. 다들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팬분들도 마찬가지”라며 미소 지었다.
그럴 만도 했다. 올시즌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고, 8월까지 눈에 띌만한 성과를 내지도 못했다. 그러다 8월말 주전 외야수 박건우, 김재환이 부상으로 동시 이탈하며 기회가 왔다. 김인태는 자신에게 돌아온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생애 첫 KS에서도 중요한 ‘한 방’을 만들었다.
두산 김인태.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
키움과 KS 2차전 4-5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던 9회말, 김인태는 무사 1, 3루 찬스에 타석에 올랐다. 김인태에게 주어진 단 한 번의 기회였다. 좌익수 앞 희생플라이로 5-5 동점을 만들어내며 6-5 역전승의 1등 공신이 됐다. 김인태는 “좋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솔직히 제가 완전히 만족할만한 활약은 아직 없다. 그래도 팀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뻤다”고 회상했다.
‘두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프로기에 주전 욕심은 당연하지만, 누구보다 냉철한 시선으로 자신을 평가했다. 그는 “저희 팀 자체가 정말 좋은 팀이다. 실력 좋은 형들이 외야를 잘 잡아주고 있다. (주전)기회가 오면 잡아야 하는 건 당연하지만, 냉정하게 제가 주전에 들어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나아갈 길에 의미를 부여했다. 김인태는 “두산에서 야구 하다 보면 늘 배울 점도 많고, 경험도 많이 생긴다. 제 야구 인생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라며 “다른 팀도 분명 좋은 점이 많겠지만, 저는 저희 형들을 보면서 배우는 게 참 좋고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가장 많은 조언을 해준 이는 김재환과 허경민이다. 김인태는 “재환이 형, 경민이 형이 많이 도와주셨다. 저희 팀은 누가 누구를 돕는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부족한 게 있으면 서로 채워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도 마찬가지다. 잘못된 게 있으면 후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소통이 잘 되고 서로서로 좋은 면을 배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 시즌 목표도 뚜렷하다. 개인의 성과보단 팀을 빛내는 데 힘을 쏟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김인태는 “제 목표는 항상 팀에 폐를 끼치지 말자는 거였다. 올 시즌은 그 목표를 이뤘고 마무리도 좋았다. 내년에는 도움이 되는 횟수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겸손히 답했다. 이어 “라인업에 들어갈 때마다 마이너스만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했다. 내년에도 그럴 생각이다. 어떤 상황이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남다른 ‘베어스 사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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