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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권상우, 매너리즘 속 만난 ‘신의 한 수2’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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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권상우 신의 한 수 귀수편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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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배우 권상우가 희고 불투명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이전보다 더 유연해진 모습으로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그간 코믹하면서도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더라면 이번 ‘신의 한 수: 귀수편’에서는 무게감 있는 연기로 ‘권상우 표’ 액션의 대미를 장식한다.

최근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권상우. 그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감독 리건·제작 아지트 필름)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며 나름의 포부를 드러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신의 한 수: 귀수 편’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영화다. 극 중 권상우는 과거 상처를 안고 복수에 임하는 귀수 역할을 맡아서 남다른 액션 연기를 펼친다.

먼저 권상우는 작품을 본 소감으로 “재밌게 잘 봤다. 제일 좋았던 건 일단 배우들이 모두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캐릭터들이 잘 보여서 좋았다. 극에서 저 혼자 돋보이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배우들이 다 주인공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화롭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전했다.

작품은 내기 바둑이라는 색다른 소재로 2014년 개봉해 356만 관객을 동원하며 호평을 받았던 정우성 주연의 ‘신의 한 수’의 15년 전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다. 전작의 흥행이 권상우에게 부담감으로 남진 않을까. 이에 권상우는 “전작과 우리 영화는 다른 결이다. 이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나서는 일부러 전작을 보지 않았다. 또 원작을 영화로 어떻게 풀까 고민했다. 만화적인 느낌이 있지만 대중에게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나름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흥행 여부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고. 그는 ‘신의 한 수: 귀수편’이 전작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걱정을 전했다. 권상우의 이러한 걱정이 기우로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권상우는 자신의 우려가 무색할 만큼 ‘사활’을 다해 작품에 임했고, 그의 온 힘을 담아냈다. 특히 극 중 폭이 2미터도 채 되지 않는 좁은 골목길에서 갈고리눈(홍기준)과 귀수의 골목길 액션부터 거꾸로 매달려 혹독하게 코어 운동을 하는 귀수의 모습까지 권상우는 그만의 액션 장면을 완벽하게 만들었다.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몸을 쓰는 장면은 원래 와이어로 하려 했다. 하지만 나로써는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짜로 제작됐으면 나 스스로 용납이 안 될 것 같았다. 짧은 장면이지만 꼭 멋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몸무게를 72kg까지 감량했다. 몸에 수분이 없어야 근육이 잘 보인다. 물 안 먹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렇다면 권상우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영화 ‘탐정’ 시리즈와 ‘두번할까요’, 드라마 ‘추리의 여왕’ 시리즈까지 권상우는 주로 코믹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로 전연령대의 사랑을 받았고 그의 뜨거운 호흡은 권상우 만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권상우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캐릭터를 꼽았다. 그는 “귀수는 외롭고 고독하다. 또 슬프고 서정적인 눈빛을 가진 인물이면서도 남자다운 매력이 흥미로웠다. 목표를 두고 달려오는 인물이 눈길을 끌었다”면서 “감독님이 제 눈동자를 잘 살려주셨다. 외로운 남자의 눈빛을 너무 성숙하지 않도록 잘 잡아주셨다”고 말했다.

권상우에게는 사실 다른 작품들보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이 더욱 새로운 도전이었다. 매 작품마다 자신의 역량과 최선을 다하지만 보는 이들에게 코미디 이미지로만 남는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스스로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다소 답답하던 시기에 만난 ‘신의 한 수: 귀수편’. 그렇기 때문에 권상우는 사활을 걸고 외로운 작업에 몰입했다.

“유난히 애정이 길다. 작년에 여러 작품을 했다. 그 중 이를 갈고 보여주고 싶던 영화가 바로 ‘신의 한 수: 귀수편’이다. 많이 기대가 된다. 캐릭터 자체도 전혀 다른 톤의 연기를 했다. 전반적인 무게감도 새롭지 않냐. 작품이 개봉하면 권상우가 다양하게 사랑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또 액션 배우로 밀어붙이고 싶은 욕심이다. 최근 다작을 했지만 그 정도로 혼동되면 일을 그만해야 한다. 배우기 때문에 또 다른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신의 한 수 : 귀수편’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잘 만들어진 캐릭터 액션 영화다.”

덕분에 오로지 눈빛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귀수라는 인물은 권상우를 만나 독보적인 아우라와 기력을 내뱉을 수 있었다. 이에 권상우는 만족감을 드러내며 “아직까지 권상우가 살아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 ‘권상우는 권상우’ 이런 말 처럼”이라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어느덧 사십 중반에 접어든 권상우는 이번 작품을 두고 ‘터닝 포인트’라 표현했다. 숱한 노력과 고민 끝에 만났기 때문일까. 애착도 강하고 기대감도 크다고. 권상우는 작품을 처음 본 후부터 지금까지 귀수의 감정에 취해있노라 말했다. 권상우는 영화 속 이야기는 끝났지만 또 다른 강자를 만나, 여정을 떠나고 있을 귀수를 늘 떠올리고 있었다.

‘신의 한 수: 귀수편’은 권상우에게 위로 같은 영화다. 슬럼프와 갈등을 겪고 있던 그를 다시 뜨거운 열정으로 이끌었고 매너리즘을 이겨낼 수 있게 만들었다. 이에 보답하듯 권상우는 그 만의 열정으로 귀수의 열정을 그려냈다. 그가 가졌던 물음표는 이제 하나의 답이 됐다. 권상우는 이제 신인처럼 떨리는 마음으로 관객들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 더 유연해진 모습으로, 그의 새로운 도전으로 남을 ‘신의 한 수: 귀수편’으로.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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