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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흑 失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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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3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당이페이 九단

〈제7보〉(87~100)=프로 기사들에게 '닮고 싶은 모델'을 물으면 자신과 다른 유형을 꼽는 경우가 많다. 박정환은 어느 인터뷰에서 "구리(古力)를 가장 좋아한다. 그의 바둑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구리는 변화무쌍한 난타전을 즐기는 타입으로, 균형을 중시하는 박정환과는 과(科)가 다르다. 같은 질문을 구리에게 던진다면 박정환의 안정된 운영을 부러워하지 않을까. 항상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백이 △로 들여다본 장면. 이어주면 무거우므로 87을 선수한 뒤 자체 해결을 모색하고 나섰다. 89로 부딪쳐왔을 때 참고 1도 1로 반발할 수는 없었을까. 그것은 3까지가 필연인데 4, 6을 맞아 A가 백의 부담으로 남는다. 92는 생각하기 힘든 독수. 참고 2도가 불만이라고 보고 약간 무리스러운 강공을 택했다.

여기서 흑은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 93으로 참고 3도 1로 늘어 바꿔치기를 시도할 장면. 7로 호구쳐 8의 이음과 9의 차단 공격을 맞보기로 노렸으면 백이 곤란했다. 9를 당하면 백 □ 2점 구출이 쉽지 않다. 94 이하 100까지 진행돼선 누가 보아도 백이 주도하는 흐름이다.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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