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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흑 3집 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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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회전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미위팅 九단 / 黑 신진서 九단

조선일보

〈제15보〉(223~259)=하수 바둑이 일직선이라면 고수의 그것은 곡선이다. 다양한 복선(伏線)과 미로(迷路)를 배치함으로써 상대 폭격 한 방에 진지가 초토화되는 비극을 예방한다. 그들의 바둑에서 매머드급 초대형 대마들이 먹느냐 먹히느냐 식 공방을 벌이는 경우가 좀체로 드문 이유다. 이 바둑의 중앙 수상전에 걸려있는 흑백의 돌 수효는 아마도 역대 랭킹 최상위권에 끼지 않을까.

중앙의 대형 수상전을 외면하고 223으로 따낸 수의 의미를 살펴보자. 백이 먼저 수를 메워갈 경우 참고도처럼 정리된다. 이 그림은 백의 선패(先覇)다. 하지만 흑은 중앙 대마를 양보하더라도 좌하귀 백과 중앙 백 대마의 우변 꼬리를 크게 잡았고, 6으로 우하귀까지 생포해 이 그림은 흑의 승리란 게 223의 뜻이다. 그래서 226에 버텼고 238에 단수쳐 좌하귀까지 살아갔다. 대신 중앙 수싸움은 빅으로 마무리됐다. 마지막 숙제는 좌변 7, 9에 의한 흑 대마의 안위(安危)다. 그러나 14까지 수순으로 날씬하게 산다. 이 바둑은 무려 307수를 주고받으며 계가까지 이어져 흑의 3집 반 승으로 끝났지만 259수에서 끊는다. (243…△, 245 252…▲, 246…■, 250…244, 255…□)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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