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석 감독, 철저한 관리 야구로 선배 염경엽 감독에 완승 거둬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를 가볍게 끝낸 키움의 장정석 감독. 손가락으로 키움의 앞글자 'K'를 만들어 승리를 자축했다. /연합뉴스 |
2019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를 앞두고 많은 야구인은 두 사령탑 대결에 큰 관심을 가졌다. 염경엽(51) SK 감독, 장정석(46) 키움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감독으로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며 소속팀의 전력을 다졌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결과는 '후배' 장 감독의 완승이었다.
장 감독은 태평양이 현대 유니콘스로 재탄생한 1996년 프로 무대에 발을 디뎠다. 1991년 태평양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염 감독은 장 감독의 5년 선배다.
둘은 2000시즌까지 5년간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염 감독은 프로 10년 통산 타율 0.195(896경기), 장 감독은 8년 통산 타율 0.215(580경기)였다. 선수 시절 큰 빛을 못 본 이들이 현역 은퇴하고 구단 프런트로 새 출발 했다는 점도 닮았다.
염 감독은 2013 시즌을 앞두고 넥센(현 키움)의 감독으로 '깜짝' 선임됐다. 장 감독은 당시 넥센의 1군 매니저·운영팀장으로 선배를 도왔다. 2016시즌을 끝으로 염 감독이 팀을 떠나자 지휘봉을 이어받은 이가 장 감독이다. 두 사령탑은 KBO 리그에서 각종 지표를 활용해 팀을 운영하는 '데이터 야구'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다른 점도 있다. 염 감독은 넥센 시절부터 기민한 작전 구사로 '염갈량(염경엽+제갈량)'이란 별명을 얻었다. 장 감독은 파트별 코치에게 최대한 전권을 주며 협업하는 '관리형' 리더에 가깝다.
장 감독은 선배와 벌인 지략 대결에서 3연승을 거두며 취임 3년 만에 팀을 한국시리즈로 올려놨다. 그는 불펜진의 투구 수 하나까지 계산하는 철저한 관리 야구로 SK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특히 이번 포스트 시즌 들어 신들린 투수 교체, 대타 작전 성공으로 '사마정석(사마의+장정석)'이란 별칭이 생겼다. 부임 초반 장 감독의 능력을 의심했던 키움 팬들은 이제 '우리 감독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역량이 발전하는 성장형 감독'이라고 칭찬한다. 장 감독은 3차전을 마친 인터뷰에서 "하나가 된 선수들이 알아서 다 해줬다"고 말했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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