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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이지영의 노련함, 이재원을 앞섰다[박영길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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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1회 투국 후 포수 이지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영길 객원기자] 투수 리드, 전체적인 수비 조율 등 한국 야구에서 포수의 비중과 역할은 크고 넓다. 때문에 온갖 변수가 발생하는 단기전에서는 포수들의 경험치에 따라 희비가 갈리기도 한다. 키움 포수 이지영과 SK 포수 이재원의 보이지 않는 포수 대결이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보는 흥미를 배가했다.

LG와 준플레이오프(준PO) 때 최원태의 짝으로 큰 경기 경험이 적은 주효상을 내보냈다가 낭패를 본 키움은 이날 경험 많은 이지영에게 마스크를 맡겼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최원태와 주효상 모두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지 않아 이지영의 경험을 얹어주면 최원태도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지영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는데, 탁월한 선택이라고 봤다.

안타 하나하나에 경기 흐름이 뒤바뀌는 단기전에선 포수의 볼배합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상대 타자들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고,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의 습성과 컨디션 파악에 능한 포수가 선발 마스크를 껴야 하는 이유다. 삼성 시절 수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이지영의 가치는 이날 경기에서도 빛났다. 벌떼 야구를 표방한 키움이 최원태 조기 강판 후 상대 맞춤형 투수 교체를 단행했는데, 이지영이 흔들리지 않고 상대 타자 맞춤 볼배합을 하는걸 보면서 투수 개개인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키움 투수들이 SK에 실점하며 역전을 허용했지만 이지영의 볼배합 문제라기보다 투수들의 실투로 인한 실점에 가까웠다.

SK 앙헬 산체스와 호흡을 맞춘 이재원의 볼배합은 아쉬웠다. 산체스가 4회초 빠른공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난타를 당할 때 빠르게 볼배합에 변화를 줘야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4회 동점 허용의 빌미를 제공했다. 5회들어 브레이킹볼을 던지면서 볼배합에 변화를 시도했지만, 이미 산체스의 빠른공 위력이 반감된 상태라 효과는 미미했다. 결국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키움 타자들이 집요하게 빠른공만 노리고 타석에 임한 것이 뻔히 보였기에 이재원의 결단 시점이 더 아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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