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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리아 북동부 국경 일대 미군 철군 계획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까지 나서 중동의 동맹인 쿠르드족 민병대를 배신하는 행위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 그들은 수십 년 동안 터키와 싸우고 있다"며 "나는 거의 3년 동안 이 싸움을 막았지만 이제 말도 안 되는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싸울 것이며, 오로지 승리하기 위해 싸운다"고 덧붙였다.
앞서 백악관은 전날 "터키가 오래 준비한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곧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함께 싸운 쿠르드 민병대를 소탕하려는 터키의 군사 작전을 사실상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터키는 쿠르드 민병대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세력인 쿠르드노동당(PKK)의 시리아 내 분파라며 소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에선 동맹인 쿠르드 민병대의 등 뒤에 칼을 꽂는 배신행위라는 비난이 들끓고 있다. 특히 공화당 내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는 러시아, 이란, 아사드 정권에만 도움이 된다"며 "IS나 다른 테러리스트 그룹이 재결성될 위험을 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철군 결정은 "매우 슬프고, 매우 위험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격 이슬람과 싸우느라 피곤했을 수 있지만 그들은 우리와 싸우면서 지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성명서를 내고 "동맹의 신뢰를 잃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뒤늦게 말을 바꾸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터키가 만약 도를 넘는 행위를 할 경우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말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철군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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