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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시리아 미군 철수, IS·시리아·러시아·이란에 기회·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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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NYT "과거 동맹이었던 쿠르드족에 대한 배신"

"미군 주둔만으로도 불안정한 평화 유지돼"

뉴스1

시리아 알레포 북부 국경지대 <자료사진>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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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시리아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은 오히려 이슬람국가(IS)에 재건될 기회를 주고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 이란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7일(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제는 우리가 이 우스꽝스러운 끝나지 않은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에서 데려올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미군 철수는 과거 IS와의 전쟁에서 동맹이었던 시리아 쿠르드족 반군을 터키군 수중으로 내모는 일이 될 수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터키가 오랜 기간 쿠르드족과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미국은 쿠르드족 반군을 '배신'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터키군이 시리아 북부로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은 쿠르드족에게 깊은 공포감을 안겨줬으며, 수년간 전쟁터에서 협력했던 미군에 배신당했다는 불타는 감정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쿠르드족 반군이 터키 군대와 싸우는 동안 IS는 통제받지 않는 혼란 속에서 재건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전쟁 한복판에서 쿠르드족 반군이 관리하는 수천명의 IS 포로들이 터키군 수중으로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쿠르드족 반군이 이끄는 시리아민주군(SDF)은 미군이 의무를 저버리고 터키 침공의 길을 열어줬다고 비난하며, "IS 조직에 대한 우리의 전쟁에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지난 수년간 쌓아왔던 안정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군 철수는 쿠르드족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시리아 북동부 에조르 탈환을 호시탐탐 노렸던 시리아 알 아사드 정부와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했던 러시아·이란에도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쿠르드족 반군은 터키뿐만 아니라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 이란과도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8년간 지속됐던 시리아 내전은 더욱 길어지고 평화는 요원해질 수 있다. CNN은 "시리아 미군 주둔은 불안정하더라도 당장 터질 듯한 댐 붕괴를 막고 있는 손가락이었다"고 비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따가운 비판에 직면하자 뒤늦게 "터키가 '금지 행위'로 간주될 조치를 하나라도 취할 경우 터키 경제를 완전히 파괴하고 괴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언제든 미군 철수 결정을 되돌려 날려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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