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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월드챔피언 미국과 무승부, 여자축구 벼랑 끝에서 희망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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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벼랑 끝에 몰렸던 여자축구가 ‘월드 챔피언’ 미국을 상대로 희망을 쐈다.

지난 여름 윤덕여 감독이 지휘한 여자 축구대표팀은 프랑스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에 따라 여자 축구는 체질 개선을 위한 차기 사령탑을 최인철 감독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과거 선수 폭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최 감독이 자진 사임했고 여자대표팀 사령탑은 공석으로 남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자월드컵 우승팀이자 FIFA 랭킹 1위 미국과 두 차례 평가전 앞두고 차기 감독을 선임하려던 대한축구협회는 적합한 인물을 고르지 못해 황인선 감독대행 체제로 이번 미국 원정을 치렀다.

남자축구가 지난해 FIFA 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완파하면서 반전한 것처럼, 여자축구도 최강과 맞대결에서 부활의 기운을 엿보게 됐다. 여자대표팀이 7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과 두 차례 평가전에서 1-1로 비겼기 때문이다. 앞서 4일 첫 평가전에서도 0-2로 패하긴 했으나 선수들의 투혼이 빛나면서 긍정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많은 박수를 받았다. 2차전의 영웅은 여자축구사 최고의 스타인 ‘지메시’ 지소연이었다. 0-0이던 전반 34분 임선주가 길게 올린 프리킥을 손화연 헤딩 패스하자 지소연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슛, 미국의 골망을 출렁였다. 이날을 포함 역대전적 미국전 3무10패인 한국이 선제골로 위협한 셈이다. 특히 3차례 무승부 중 득점하고 비기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뜻이 깊었다. 미국의 A매치 최근 17연승도 끊었다. 한국과 2차전은 2014년부터 미국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두 차례(2015년·2019년)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질 엘리스 감독이 현역에서 물러나는 경기였다. 이런 점에서 황인선호가 보여준 경기력은 엘리스 감독을 아름답게 보내려는 ‘월드 챔피언’ 미국의 잔치상에 재를 제대로 뿌린 셈이 됐다.

지소연은 “나 역시 미국을 상대로 골을 넣어 기쁘고 놀라웠다”며 “대표팀이 매우 젊어졌다. 새로운 선수들이 많아 짧은 시간이었지만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는데, 동생들이 잘해줘 고맙다.한국 여자축구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희망을 갖고 더 밝은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미국 원정에서 한줄기 빛을 본 여자대표팀은 오는 12월 부산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치러 중국 일본 북한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강한 팀들과 담금질한다. 이어 내년 2월엔 제주에서 2020년 도쿄 올림픽 아시아 3차 예선을 벌인다. 대한축구협회는 미국전 뒤 차기 감독직 선임에 본격 착수한다. 다만 황 대행이 이번 미국 원정 2연전에서 드러낸 인상 깊은 지도력은 좋은 힌트가 될 수 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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