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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6강 대반전' 이끈 김기동 포항 감독 "김승대까지 보냈는데…"[단독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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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포항 공격수 스타니슬라브 일류첸코가 지난달 2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포항-제주전에서 골을 넣은 뒤 김기동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포항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김승대까지 보냈는데…”

포항은 올시즌 초반 휘청거렸다. 개막전 서울에 0-2로 완패하더니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4월20일 대구전 0-3 참패를 당한 뒤 최순호 감독이 퇴진하고 김기동 새 감독이 올 때만 해도 강등권 탈출이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하지만 김 감독 아래 포항은 완전히 다른 팀으로 바뀌었다. 부임과 동시에 4연승을 달려 ‘초보 사령탑’ 우려를 불식시킨 김 감독은 30~33라운드에서도 4연승을 챙겨 어려울 것 같았던 6강 진출(5위)을 일궈냈다.

그야말로 기적의 6개월이었다. 에이스 김승대를 전북으로 보냈지만 완델손(13골 7도움)과 일류첸코(7골 2도움) 팔로세비치(2골 4도움) 등 외국인 3총사가 공격에서 다이나믹한 축구를 펼치며 포항을 살렸다. 7일 본지와 통화한 김 감독은 “이젠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있다. 창의적인 축구가 더 나올 것”이라며 “파이널라운드A 첫 경기를 이기면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볼 수 있다”며 도전 의지를 불태웠다.

-부임할 땐 5등 생각은 못 할 때였다.

(전임)최순호 감독님이 갑자기 그만 두셨다. 대구 원정에서 0-3으로 지고 포항으로 돌아온 뒤 최 감독님이 “수비적으로 안정을 갖자. 미팅을 통해 포백이든 파이브백이든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알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감독님 대신 단장님이 전화를 하시더니 “구단으로 오라”고 하셨다. 감독대행 얘기가 나오길래 내가 단장님께 “최 감독님께서 절 추천하셨는데, ‘대행으로 도전해보겠습니다’란 말을 못 하겠다”고 전했다. 이후 숙소 들어가니까 단장님께서 “김 감독”이라고 불러주셨다.

-지휘봉 잡자마자 4연승을 했다.

그렇다. 수비적으로 안정을 취하면서, 김승대가 있으니까 역습을 많이 했다. 4연승했지만 “되네…”란 생각을 한 적은 없다. 이기면서도 항상 힘들었고 긴장됐다. 우리가 계속 이길 순 없었다. 언젠가 지면 상승세가 꺾여 더 무너질 것이란 것을 알았다. 이겨도 힘들었다.

-그리고 못 이겨서(3무4패) 강등권 싸움까지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그 시기에 김승대까지 전북으로 보내지 않았나. 승대를 이적시키면서 (인천 강원에 패해)2연패를 했고, 그래서 축구 스타일을 바꿔 완델손을 활용해야 했다. 김광석이 돌아와 수비도 나아졌다. 지면서도 경기 내용이 좋았다. 골을 못 넣었을 뿐이다. 선수들도 내용이 나빴다면 “아, 안 되네…”라고 했을 거다. 경기가 되니까 “골만 넣으면 된다, 넣으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기니까 계속 올라간 거다.

-포항은 국내파가 강한 팀이었는데 올해는 완델손에다가 여름에 데리고 온 일류첸코, 팔로세비치가 잘 해주고 있는데 느낌이 있었나.

일류첸코는 초반 3경기 연속골을 넣다가 완벽한 찬스를 몇 개 놓치면서 주춤했다. 사기도 떨어졌더라. “괜찮다, 괜찮다”라고 격려해주니까 중요할 때 한 골씩 터트려 주더라. 사실 일류첸코가 특급 용병은 아니다(웃음). 그래도 외국인 선수들이 축구를 잘 배웠다. 인성도 좋다. 그러니까 국내 선수들과 융화가 잘 됐다. 완델손의 역할도 컸다.

-김기동 만의 용병술도 있으니까 기적 같은 6강행이 이뤄진 것 아닌가.

김승대가 가고난 뒤 내 색깔을 많이 내고 싶었다.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 볼 소유를 하고, 백패스 횡패스보다는 전진패스를 요구했다. 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에게 운동 선배로서 걸어온 길이나 축구 방법 등을 얘기했다. 선수들의 어려움도 알게 됐다.

-파이널라운드A 목표는 뭔가.

이제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있으니까 더 창의적인 축구하지 않을까라고 생각된다. 파이널라운드A 첫 경기를 이긴다면 6강 이상도 바라볼 수 있지 않겠나. A매치 휴식기로 2주 쉬는데 첫 경기를 개막전처럼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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